▲ 도서출판 행복에너지가 출간한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직접 들려주는 싱가포르 건국 과정 속 언어 교육 정책과 변화, 목표와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원제: My Lifelong Challenge: Singapore’s Bilingual Journey) 표지

[코리아데일리=김유경 기자]도서출판 행복에너지(대표 권선복)가 ‘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원제: My Lifelong Challenge: Singapore’s Bilingual Journey)(지은이: 리콴유, 역자: 송바우나)를 펴냈다.

‘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는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직접 들려주는 싱가포르 건국 과정 속 언어 교육 정책과 변화, 목표와 결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리콴유 전 총리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도움을 받아 언어 교육에 대해 깊은 지식을 쌓아 나가며 목표를 위해 능수능란하게 정책을 구사하고, 때로는 다양한 정적들과 대립하면서도 뚝심 있게 정책을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정책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었던 시행착오와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에 대한 사과와 감사의 말 역시 숨기지 않는다.

◇글로벌 대한민국의 미래 언어교육 해법을 싱가포르 사례에서 찾다

대한민국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나라이다. 이 사실은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빠르게 격변하면서 대한민국의 언어환경 역시 변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은 10년 전과 비교해도 놀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승하였으며 K-POP과 한류 문화 등으로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가진 세계인들의 쇄도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인 부분으로 대한민국의 저출산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상대적으로 농어촌을 중심으로 이민가정의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바야흐로 다민족, 다문화 사회가 도래하는 셈이다.

이렇게 개인의 언어 공부에 있어서, 또한 국가 단위의 언어 정책에 있어서 변화하는 글로벌 사회에 대한 대응이 절실한 이때 싱가포르의 이중언어 교육 정책의 과정과 그 평가를 담은 ‘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원제: My Lifelong Challenge: Singapore’s Bilingual Journey)가 번역·출판된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싱가포르의 국부(國父)이자 초대 총리인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싱가포르의 영국 식민지 경험 및 일본 점령지 경험을 통해 다민족·다문화 사회에서 언어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깨닫고 싱가포르 건국 후 적지 않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를 이중언어 사용 국가로 변모시켜 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 후의 평가를 담고 있다.

책은 리콴유 전 총리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그가 싱가포르를 이중언어 사회로 만들어야겠다고 결단하게 된 명백한 의도와 이유를 제시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싱가포르 국민’이라는 하나의 정체성 속에 국민들을 녹여내기 위한 언어 정책의 필요성이었다. 책은 이를 위해서 리 전 총리가 영어를 싱가포르의 공용어로 확립하는 한편 싱가포르 국민의 70% 이상이 중국어 사용자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어를 싱가포르의 우위 언어로 만들어야 한다는 급진주의자들을 배격한 과정을 상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경제적 필요성으로 싱가포르가 말레이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한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도시국가라는 점을 고려한 결단이다. 리 전 총리는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다면 생존을 위해서 글로벌 인재 창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싱가포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이유는 문화적 필요성으로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의 모든 민족이 각자의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해 모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으며 특히 중국 유교문화의 장점을 싱가포르가 잃지 않도록 하는 데에 큰 신경을 쏟는다.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특수지원계획학교’는 바로 이러한 정책의 일환이다.

책은 이렇게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이중언어 교육 정책을 섬세하게 따라가며 그 목표와 이유를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정책을 시행하면서 생긴 시행착오와 부작용 역시 숨기려 하지 않는다. 인간의 언어 교육에 대한 이해와 커리큘럼을 처음부터 쌓아 나가면서 갑작스럽게 바뀐 정책에 따라 교육을 해야 하는 교사들과 과중한 언어 공부에 짓눌린 학생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다고 리 전 총리는 회고하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송바우나 의원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제7·8대 안산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는 2001년부터 1년 가까이 싱가포르에 머무르는 동안 싱가포르의 독특한 역사와 리콴유 전 총리의 통찰력을 갖춘 정책철학에 매력을 느껴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의 언어 및 교육 정책의 결정자들과 외국어 학습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싱가포르의 지난 50년간 언어교육 연구와 정책의 정수(精髓)를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번역 의도에서는 역자의 대한민국을 향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위치와 규모도, 역사도, 문화도, 민족 구성도 싱가포르와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언어 교육 정책이 대한민국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언어 교육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부모들, 그리고 국가의 언어 정책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대한민국의 언어교육 정책에 관해 중요한 화두를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 리콴유(1923-2015)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법학과 졸업
·싱가포르 자치정부 총리(1959-1963)
·싱가포르 주정부 총리(1963-1965)
·싱가포르 총리(1965-1990)
·싱가포르 선임장관(1990-2004)
·싱가포르 고문장관(2004-2011)

1954년 싱가포르에서 인민행동당을 창당했고 19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하면서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취임했다. 26년간 총리로 재직하면서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작고 가난하던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다. 부정부패를 엄단하고 공직자 급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책정해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로 만들어냈다. 저서로는 ‘리콴유 자서전’, ‘내가 걸어온 일류국가의 길’ 등이 있다.

옮긴이 송바우나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제7·8대 안산시의회 의원, 안산시의회 운영위원장

2001년에서 2002년까지 싱가포르에 거주했고 주한미군부대에서 카투사로 군 복무를 마쳤다. 영어와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독일어와 중국어를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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