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오스카 10스튜디오, 스토리퐁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의 조합으로 우먼 파워를 느낄 수 있는 영화 ‘내가 죽던 날’이 오는 11월 개봉한다.

8일 오전 영화 ‘내가 죽던 날(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제작 오스카 10스튜디오, 스토리퐁/감독 박지완)’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박지완 감독,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참석했다.

영화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다.

김혜수는 절벽 끝에서 사라진 소녀 ‘세진(노정의 분)’의 흔적을 추적하며 삶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형사 ‘현수’ 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사고로 목소르를 잃은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 역을, 노정의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라진 소녀 ‘세진’역으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내가 죽던 날’은 여고생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포착한 단편영화 ‘여고생이다’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박지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박 감독은 “김혜수 선배님을 생각했는데 첫 영화라 해주실까, 거절하시더라도 읽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마음으로 용기 내 시나리오를 보냈다. 빨리 만나자고 해주셔서 엄청 떨렸다. 이정은 선배님은 시나리오를 보내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기생충’이 개봉하고 다들 선배님을 찾아서 밀려나는 것은 아닐까 하면서 기다렸다가 해주신다고 해서 감사했다. 노정의는 가만히 있는 표정과 활짝 웃는 표정의 차이가 흥미롭다고 생각해서 같이 하게 됐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조금 무뎌서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얼떨떨했다. 축하 전화와 문자를 많이 받아서 나만 잘하면 되는구나 하고 엄청 떨었다”고 덧붙였다.

감독의 걱정과 달리 김혜수와 이정은, 노정의는 시나리오에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보고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진심으로 만났고 진심과 진실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한마음이었다. 하나하나 섬세함을 놓치지 않고 잘 표현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며 “처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굉장히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위로를 느꼈다. 스스로도 위로와 치유 같은 것을 느끼며 관객에게 조금이라도 진실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해서 선택하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시나리오들 중 어떻게 보면 운명 같은 느낌이었다. 이 시나리오가 줌인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장르와 스토리를 알기도 전에 해야 할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정은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김혜수가 나오는 형사물을 재미있게 봤다. 단순하게 형사가 출연하는 영화가 아니라 진심과 진실이 만나는 다른 면이 있는 시나리오다. 진심과 진실을 보여주는 최고의 방법이 언어다. 언어를 빼고 하는 역할을 해도 그것이 닿을 수 있을까 하면서 작품을 선택했다”고 시나리오와 김혜수에 대한 믿음과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노정의는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김혜수 선배님 작품 즐겨봐서 같이 작품을 할 기회 자체가 너무 좋아서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정은 선배님도 나와서 어떻게든 하고 싶었다. 제 나이 또래 아이의 내용으로 이뤄진 영화가 별로 없다. 별로 없는 몇 가지 중에 가장 나이대가 비슷해 누구보다 더 잘 살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오스카 10스튜디오, 스토리퐁

김혜수는 “보통은 사건의 정황과 해결에 포커스가 간다. ‘현수’가 이 사건을 대하는 방식이 관객들이 영화를 바라보는 방식이 될 텐데, 다른 방식과 관점을 취한다. 이미 다 끝나버린 사건의 마무리 조사다. 어린 한 소녀가 벼랑 끝에서 사라져야 했던 사건 이면의 들여다본다.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과 연대감,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의 연대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수’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심리적인 벼랑 끝에서 이 사건을 만나게 된다. 어린 소녀가 그런 선택한 이면의 이유를 알게 되며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선택과 현실을 정면에 마주하게 될 용기나 희망을 보게 된다”고 캐릭터를 설명하게 기대감을 더했다.

사건의 해결에 포커스가 맞춰진 영화가 아닌 것에 대해 박 감독은 “개인적인 취향도 있는데 후일담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이기도 이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금만 정성스럽게 보면 보이는 것이다. 그런 얘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노정의에게는 ‘내가 죽던 날’ 자체가 위로이자 격려였다고. 노정의는 “부담이 많이 되고 선배님들 사이에서 잘 할 수 있을까,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하는데 하면서 고심했다. 감독님이 따로 불러서 제 얘기를 들어주고 하셔서 ‘세진’의 역할도 한 단계 성장했다. 선배님들도 힘든 거 알아봐 주시고 잘 챙겨주시고 해서 영화 자체가 격려라고 할 수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노정의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김혜수, 이정은 선배님처럼 자신의 연기에도 집중하고 다른 사람도 챙겨줄 줄 아는 사람과 배우가 되고 싶다. 진짜 디테일하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이런 방면까지 생각할 수 있을까 싶었다. 저도 캐릭터를 연구할 때 누구보다 잘하고 싶다. 선배들 뒤를 따라가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정은은 “여러 작품이 있지만, 여자 인물이 잘 써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인물의 저변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고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뭉친 것 같다”고 설명하며 ‘내가 죽던 날’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또 “목소리가 없으면 사람이 과하게 표현하지 않을까 생각하실텐데, 약간의 실험을 해보시면 소리 없이도 인간이 교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이 있다는 걸 아실 것이다. 감독님이 추천한 다큐멘터리가 많이 도움이 됐다”며 “목소리를 낼 때가 더 힘들었다. 목소리를 내는 순간이 짧게 나오는데 그 부분을 중점으로 보시면 좋을 것이다”고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디테일 장인 김혜수와 호흡 장인 이정은은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은은 “호흡마저도 연기했다는 스태프의 증언이 있었다”는 박경림의 질문에,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또 하나가 있는데 바로 글을 쓰는 것이다. 글씨체를 만드는데 감독님과 오래 얘기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김혜수는 “디테일 장인이 따로 있었다. 배우로서 큰 운명처럼 느껴졌다. 너무 좋은 배우다. 좋은 배우와 함께 공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이다. 매 순간이 경이로웠다”고 감탄했다. 이정은은 “김혜수가 워낙 큰 배우다. 나중에 보면 거의 모든 장면이 압도적이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다. 장면 장면들이 지금도 많이 떠오른다”고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보여줬다.

한편 사라진 소녀를 찾고 있지만 미스터리가 아니고, 형사가 나오지만 수사물은 아닌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1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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