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인간의 길흉화복을 기원하다

▲ 서지혜 화백 작품

[코리아데일리=장순배 기자]서지혜 화백은 스무 살 때, 마이다스라는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PUB)을 운영했다. 이때 서 화백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서비스 정신과 열정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한다.

“이야기와 웃음과 울음 등 여러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이 공간을 통해서 저는 더욱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젊음이라는 에너지를 가지고 그 감정들을 그림으로 승화시켜 나만의 색과 그림체를 만들 수 있었죠. 무엇보다 다양한 나만의 그림을 그려서 운영하는 공간에 전시하여 많은 사람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성실히 일하던 중, 서 화백은 오른쪽 팔을 제외한 나머지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통증으로 인한 고통으로 인해 아무 생활을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하루는 꿈에 할아버지가 나와서 손에 붓을 들려주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여 간신히 움직이는 손으로 할아버지의 모습을 그렸는데 완성하고 보니 달마도가 되어있었습니다. 그 그림을 완성하고 난 후부터 통증이 가라앉고 몸이 서서히 풀려 신기할 나름이었습니다”

서 화백은 그때부터 수탉, 달마도, 십장생도, 용, 호랑이 그림 등이 바로 그려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그림의 주제는 길흉화복을 위한 것들에 집중되었다. 물론 다른 사람을 위해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을 빌며 정성을 다해 그림을 그리다 보니 완성하고 나면 며칠씩 기운이 없어 누워 있을 때가 많았다.

▲ 서지혜 화백

서 화백은 완성된 그림을 전시하고 인터넷 등 여러 곳에 소개하는 과정에서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평상시 보던 그림과 다르다 보니 그림을 사려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본격적인 판매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때마다 서 화백은 힘들게 그린 그림이 좋은 곳으로 가서 다른 사람에게도 복이 들어 올 수 있도록 기원했다.

“할아버지가 꿈에 붓을 준 시점부터 내 인생에서 그림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앞으로도 잘 헤쳐 나갈 것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런 사실 때문에 늙지 않고 오래 살고 병이나 나쁜 기운들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 달, 소나무, 학, 산, 달마대사 등을 그려 넣어 불로장생(不老長生)과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기원하는 그림을 그리는데, 서 화백 또한 이런 그림들이 주를 이룬다.

한편 서 화백에 한 그림에 등장하는 부처님 수인은 시무외인ㆍ여원인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시무외인이란 중생의 두려움과 근심을 없애준다는 뜻이고, 여원인이란 중생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한다는 뜻이다.

그밖에도 부처님 머리관 안의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깨끗한 꽃이 달리는 모습을 표현하는데 이는 속세에 물들지 않은 부처님의 정신세계를 뜻하는 것이기도 한다. 이처럼 서 화백은 그림을 통해 창세기적 창조력과 영속적인 생명력 및 풍요의 원리, 그리고 청정한 정화력 등으로 형상화한다.

끝으로 서 화백은 자신의 그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향해 진심을 담아 복을 기원하면서 “부처님의 그림을 보시고 두려움과 근심을 벗어던지고 원하는 바를 이루어 가정에 화목과 일들이 번창하길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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