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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칼럼] 7.10 김여정 담화에 대한 小考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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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3  21: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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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김여정 담화에 대한 小考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한-EU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전에 3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가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없이 현상 유지 할 경우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벼랑끝 전술을 펼치면서 새로운 긴장을 조성할 수 있음을 미국측에 지속 설명해왔다. 미국 대선전에라도 남북관계 개선노력과 함께 북한과의 협상을 지속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온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도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6개월 만에 방한하여 현 정세에 대한 입장을 공유하고 한국 당국자들과 향후 방향에 대해 토론을 하였다. 비건 부장관 방한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 또한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도움이 된다면 북미정상회담을 하겠다” 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 방한기간 중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히고 남북협력의 지지의사를 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균형 잡힌 합의와 유연성 등을 강조하면서 미국은 협상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 북한이 대화에 나오라는 메시지도 발신하였다.

일부에서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이후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기 위한 방한이며 북한과의 접촉도 없었고 구체적인 협상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하였다. 그러나 비건 부장관 방한을 계기로 한미가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재가동하고 미국이 남북협력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이끌어 낸 것은 중요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북한의 반응은 어떠한가? 최근 이러한 기류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정확히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 앞서 공개된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및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와 비건 방한 이후 공개된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최선희 담화는 미국과의 대화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히고 있으며 권정근 담화는 한국 정부의 중재노력에 대한 비판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김여정 담화는 격과 주장내용이 앞선 외무성 두 실무책임자들과의 입장과는 확연히 다름이 느껴진다.

  첫째,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여부와 관련된 것이다. 김여정 담화에서는 개인 생각임을 전제로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가능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 미국에게는 필요하나 자신들에게는 무익하며, 새로운 도전을 해 볼 용기가 없는 미국 사람들과 다시 마주앉아봐야 소용없고, 10월 서프라이즈는 볼튼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줄 수 없다는 3가지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김정은 두 정상의 결심에 따른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 또한 한쪽으로 열어놓았다.

  둘째, 향후 북미협상이 재개될 수 있는 조건으로 대북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그 예로 대북제재 연장, 인권문제 제기, 인신매매국 및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을 제시하였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6.30 판문점 회동이후 북한은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와 제재해제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CVID와 CVIG(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Guarantee)를 직접 교환하는 것을 향후 협상 전략으로 확정한 것이다.

이는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대북제재 해제에만 집중할 경우 자신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이다. 단기적인 교환방식이 아닌 핵확산, 핵군축까지 염두에 둔 근본적인 교환이자 장기화를 염두에 둔 플랜이라는 점 또한 강조하고 있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을 자극하기 위해 이후 미국 정권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밝혔지만 전체적으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톤이 드러난다. 두 정상의 신뢰가 굳건함을 강조하면서 여러 차례 대미 유화적 메시지를 담았다.

자신들이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미국을 향해서 이런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고 표현하는가 하면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의 DVD를 얻고 싶어 한다는 점, 김정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안부 인사 전달 등도 빼놓지 않았다. 북한의 공식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것도 내부 선전이 아닌 대외 발신용의 성격이 크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7.10 김여정 담화는 현재 북한의 미국에 대한 생각과 향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김여정이라는 서열 2인자를 통해 전달하려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정은 위원장 자신의 뜻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해 보인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김여정 담화에서 드러난 반어법과 가정법, 행간의 의미를 잘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고 공을 다시 미국에 넘긴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의 성사를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한미가 8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여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정상회담이 성과가 있어야 하므로 북미 실무접촉 또한 재개되어야 한다. 지난 실무접촉의 결렬 등으로 최선희 제1부상이나 비건 부장관을 비롯해 북미간 실무협상 라인들에게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접목되어야 한다. 지난해 1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미 실무대표간 스톡홀름 합숙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북미간 쟁점의 조율과정에서 한국측이 적절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북미 양측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있어 매우 긴요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정상의 의지이다. 볼턴 회고록에서 폭로된 것과 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인 행보로서 북미정상회담을 활용하거나 북한이 ‘모 아니면 도’식으로 협상을 가져간다면 북미정상회담의 성사가 어려울 것이다. 북미 양 정상이 대선 전 만나자는 내용의 친서를 교환하고 8-9월경 실무협상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제2기 통일외교안보 진용의 개편을 계기로 미 대선 전에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미 대선이후에는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좌절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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