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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왜 연일 남한을 공격하고 있나? 그 이유는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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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0  19: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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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왜 연일 남한을 공격하고 있나? 그 이유는

   
 

정부 "대북전단 살포 고발"…북한 달래기에 들어가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대북 전단'을 이유로 시작된 북측의 대남 공격이 연일 거세지고 있다. 오늘(10일)자 노동신문을 보면, 북한 각계각층 인사들이 남측에 강한 적개심과 불만을 표출했다. 조선사회주의민주여성동맹은 항의 집회를 열고 "민족반역자이며 인간쓰레기인 탈북자들을 찢어 죽여라"라고 외쳤다. 또 "쓰레기들의 망동을 묵인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행태가 더 역겹다"며 "북남 관계를 총파산시켜야 한다"는 집회 발언도 기사에 소개됐다.

어제(9일) 저녁 북한 조선중앙TV 메인 뉴스에는 평양시 청년 학생들의 항의 시위 행진 영상이 나왔다. 수백 명의 학생이 '대북 전단 살포'에 분노하며 시위행진을 했다. 한 학생은 "우리의 정신적 기둥인 최고 존엄을 건드렸다. 얻다 대고 감히! 다른 것이라면 몰라도 이것만은 절대로 용납하지 못한다"라고 외쳤다.

북한 당국은 남측을 '적(敵)'으로 규정하고 모든 통신선을 단절했다. 그리고 추가 조치들을 예고했다.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폐쇄,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순식간에 2018년 이전으로 시계가 돌아갔다.


■ 남한에는 적개심 '활활'…미국에 대한 언급은 없어

최근 북한 관영매체에는 남측에 대한 비난 기사가 넘쳐나지만 미국에 대한 비난은 줄어들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지난 4일 이후, 노동신문에는 미국에 관한 비난 기사가 없었다. 미국과 관련해선 코로나19 상황과 인종 차별 시위 내용이 간단히 실렸을 뿐이다.

북한의 주요 기관들이 지난달부터 내놓은 주요 성명과 담화, 문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달부터 북한은 주로 남측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남측의 군사연습을 비난했고, 5.18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미국에 의존하는 태도를 지적했다. 이후 6월 4일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 이후부터는 대북 전단을 두고 계속해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 외에, 북한은 일본 우익을 비난하거나 중국을 옹호하는 담화를 냈다.

북한이 미국에 비난의 목소리를 낸 건 6월 3일이 마지막이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 공산당을 공격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난했는데,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아니었다.


■ 남측에만 공격 집중하는 북한의 속내는?

북한은 왜 미국은 놔두고 남한에만 적개심을 불태우는 걸까? 일단 표면적으로 북한이 내세우는 비난의 명분이 '대북 전단'인 점 때문일 수 있다. 대북 전단은 남측과 미국이 함께 추진하는 대북 정책이 아니다. 대북 전단은 남측의 탈북자들이 북측에 보내는 메시지다. 북한은 이 대북 전단에 '최고 존엄'인 김정은에 대한 비난이 담겨 있어 참을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또 남측 당국이 대북 전단 살포를 방조한다는 점에 분노하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한다"며 "이대로 그냥 간다면 그 대가를 남조선 당국이 혹독하게 치르는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북한이 '미국은 놔두고 있는' 상황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이 탈북자 단체를 지원한다고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대북 전단' 살포의 배후에도 미국이 있다는 주장도 계속해 왔다. 하지만 이번엔 비난의 화살이 미국을 향하진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미국은 비난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맥락에서도 짚어보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은 한국을 향해 누적된 불만을 집중적으로 표출하는 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오늘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북한은 한국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태인데, 대북 전단이 일종의 변명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경제난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눈치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여왔다가 이번 기회에 폭발했다는 것이다.

한국을 지렛대 삼아 미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중단한 뒤, 남북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재개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열망을 이용하려는 북한의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앞두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절실히 바라는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의도적인 위기 조성'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AP통신은 북한의 이번 경고가 북한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미국 주도의 지속적인 제재에 맞서, 보다 강도 높은 도발을 시작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다.


■ 미국 "북한 행보에 실망"…당분간 북미 관계 냉각 불가피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한 데 대해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공식 논평 요청에서 '실망'이란 표현을 쓴 건 이례적이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강경한 태도를 보면, 당장 북미 간의 대화에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탑다운' 방식의 접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은 줄곧 강조해왔는데,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2일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 발전 구도를 얼만큼이나 바꾸고 견인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 이슈가 우선순위가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대응 미비와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미국 밖 문제로 눈을 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북 문제가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가 아닌 만큼, 북한과 실질적인 관계 개선보다는 그동안 주요 치적으로 내세운 대북 성과가 무너지지 않도록 북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협상에 섣불리 나설 이유가 없다.


■ 정부 "대북전단 살포 고발"…북한 달래기 들어가나

우리 정부는 북한이 비난하는 '대북 전단' 문제와 관련해 추가 조처를 했다. 대북 전단을 살포해온 탈북민 단체 대표들을 경찰에 고발하고, 법인 설립 취소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통일부는 오늘(10일)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박정오 큰샘 대표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인 설립 허가취소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은 북한에 대북전단과 물품 등을 보내온 탈북민단체다.

통일부 관계자는 "해당 단체가 대북전단과 페트병 살포 활동을 통해 남북교류협력법의 반출 승인 규정을 위반했으며,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등 공익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이번 조치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살펴본 뒤, 향후 추가 조치를 논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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