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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생사의 기로에 선 소형 교회들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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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7  08: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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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생사의 기로에 선 소형 교회들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교인 수가 많지 않은 개척교회 등 소형 교회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약한 고리’가 되고 있다. 6월 들어서만 인천 개척교회들을 중심으로 1일과 2일 이틀간 45명이 확진됐다. “코로나 시국에 굳이 주일예배를 강행해야 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소형 교회의 상당수는 ‘죽느냐 사느냐’하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기본적으로 재정 상태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코로나19에 대한 교회 차원의 예방 시스템도 열악한 상황이다.

개신교계에서는 교인 수에 따라 초대형 교회, 대형 교회, 중형 교회, 소형 교회로 나눈다. 통상 교인 수 50명 미만을 소형 교회로 본다. 그나마 50명은 많은 편이고, 소형 교회의 교인 수는 대부분 10~20명에 불과하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소형 교회 목회자들은 “예배를 보다가 확진자가 나와도 망하고, 예배를 안 봐도 망하게 생겼다”고 하소연한다. 전국에 있는 교회 수는 약 6만 개다. 개신교는 흔히 ‘6만 교회, 15만 성직자, 1000만 성도’라고 표현한다. 이들 6만 개 교회 중 80% 가량이 미자립 소형 교회다. 개척교회를 비롯한 미자립 소형 교회가 왜 코로나 감염 확산의 취약 지대가 된 걸까. 밖으로 터놓고 말하기 힘들었던 소형 교회의 속사정을 짚어본다.

신학교를 졸업한 뒤 목사 안수를 받으면 진로는 크게 둘로 나뉜다. 중대형 교회에 부목사로 취직을 하거나, 그게 힘들면 자신의 힘으로 교회를 개척해야 한다. 개척교회의 대부분은 교인 수가 많지 않다. 목회자의 가족이나 친지로만 운영되는 교회도 많고, 10~30명 정도의 교인으로 꾸리는 경우도 상당수다.
인천에서 개척교회를 하고 있는 K목사는 “개척교회들은 대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50~60만원 정도의 공간을 임대해서 교회로 쓴다. 그래서 지하 1층이거나 건물 2층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한 달 벌어서 한 달 사는 형편이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주일 예배를 못 보거나, 교인들이 줄어서 헌금이 줄어들면 그야말로 직격탄”이라고 말했다.

교회 연합기관에서 일하는 A목사는 “교인 한 사람이 교회에 내는 헌금을 한 달 평균 15만원 정도라고 본다. 교인 수가 20명이면 월 300만원이 들어오는 셈이다. 개척교회는 그걸로 한 달을 버텨야 한다”며 “전기세와 임대료, 주일예배 후 교인들 식사 비용 등을 빼면 목회자의 생활비도 남지 않는다. 그러니 코로나19로 인해 주일예배를 쉬거나, 출석 교인이 줄어들면 교회를 폐쇄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신교계에는 ‘9월 대란설’이 팽배해 있다. 코로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오는 9월께 문을 닫는 개척교회가 속출할 거라는 우려다. 수도권에서 개척교회 목회를 하고 있는 B목사는 “개척교회의 대다수는 코로나로 인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가정집에서 목회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개척교회 대부분은 은행 융자가 있다. 한 달 벌어서 한 달 이자를 낸다. 3개월 연체되면 경고가 날아오고, 6개월 연체되면 대출이 끊긴다. 그럼 교회가 경매에 넘어가게 된다”며 “실제 3~5월 사이에 문 닫고 간판 내린 교회가 꽤 있다. 교단 총회에서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한시적이다”고 말했다.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대형교회는 많다. 온라인 예배를 하면 십일조 헌금도 온라인으로 받는다. 소형 교회에게는 온라인 예배가 ‘그림의 떡’이다. 경기도 안양 청아한교회에서 개척 목회를 하고 있는 김광환 목사는 “저희 교회는 성도 수가 20~30명 안팎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반 정도로 줄었다. 대형 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전환을 할 수 있지만, 개척 교회는 온라인 예배를 위한 영상 장비도 갖추고 있지 않다. 장비를 빌리는 것도 쉽지 않다”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60~70만원 나가는 한 달 관리비도 너무 부담스럽다. 온라인 예배가 막힌 상황에서 오프라인 주일 예배에 한 두 가정만 빠져도 개척교회에게는 치명적이다”고 말했다.

중대형 교회들은 주일 예배 때 2m 거리두기를 시행한다. 앞뒤 좌우로 한두 칸씩 건너뛰고 앉는 식이다. 공간이 협소한 소형 교회에서는 2m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인천에서 개척교회를 하는 C목사는 “교회 공간 자체가 좁다. 개척교회에서 2m를 거리를 두고 앉는 건 불가능하다. 그럼 1m라도 띄워서 앉으려고 한다. 그런데 구청에서 시찰을 나오면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소형 교회의 현실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방역수칙을 세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하소연했다.
예배 참석차 교회를 찾은 교인들에게 발열 체크를 하기도 쉽지 않다. 해당 장비를 갖추고 있는 소형 교회는 거의 없다. 구청이나 도청에서 살균소독제 방역과 발열 체크 장비에 대한 지원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다. C목사는 “이러한 지원 요청을 잘하는 개척교회도 있고, 그렇지 않은 개척교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의 새중앙교회는 교인 수 1만 명의 큰 교회다. 최근에는 주변 미자립 개척교회에 100만원씩 지원했다. 개척교회 목회자 김광환 목사는 “1억원 이상을 풀어서 지원했다고 한다. 그 교회도 힘들지만, 더 힘든 작은 교회를 돕자는 취지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정이 넉넉한 대형 교회에서 개척교회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렇지만 지원은 한시적이다. 개척교회를 하는 K목사는 “어려운 교회의 월세를 도와주기 위해 교단 총회에서 모금해 보조해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오래 가진 못한다. 재정에 한계가 있으니까, 두세 번 하면 그 이상은 못한다. 대형교회라고 돈을 함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룰이 있으니까. 게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에 대형교회도 헌금이 50%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군소교단에 속한 개척교회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교단 차원의 한시적 지원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개신교의 부흥회에서는 통상 찬양과 통성기도가 쏟아진다. 확진자가 속출한 이번 인천 개척교회 연합 집회에서는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부흥회를 개최했다. 개척교회 목회자인 또 다른 K목사는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야 할 코로나 국면에 부흥회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더라. 부흥회는 하나님께 더 매달리고, 더 하나님 중심으로 가자고 촉구하는 집회다. 훨씬 더 감정적이고 열정적인 집회라 감염과 확산의 위험성이 더 높다”며 “다들 아는 얼굴이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 같다. 5월초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다음에 느슨해진 측면이 있다. 이럴 때 박차를 가해서 종교적 열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모여서 부흥회를 연 조급함 뒤에는 개척교회의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올 가을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경우, 문을 닫는 개척교회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K목사는 “지금으로선 대안이 없다. 생사의 기로에 선 소형 교회가 예배를 쉬기는 어렵다. 코로나 국면이 빨리 끝나기를 기도할 뿐이다. 그래도 코로나 예방 수칙을 지키는데 조심에 조심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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