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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심경 고백 “‘순백의 피해자’란 실현 불가능한 허구”
정다미 기자  |  dami30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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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5  15: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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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SNS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허지웅이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N번방’ 사건에 대한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앞서 허지웅은 지난 24일 밤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대한 칭찬과 근황을 전하며, “최근 성착취 텔레그램 사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고민이 많다. 괴롭다. 이건 단지 성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인성교육의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완전한 대실패다. 하루 빨리 많은 이야기들 함께 나누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누리꾼들은 지지와 동조를 보내는가 하면 “성교육의 완전한 실패다. 인성 교육으로 넓히지 않고 가해자와 피해자들의 성별을 봐야 한다” “같은 한국 사회 인성교육이 왜 유독 그 성별들에게 실패했나” “한국 사회 아니고 한국 남성이다” 등의 의견을 전했다.

   
▲ 사진=허지웅 SNS

허지웅은 25일 오후 재차 “이전 글에서 ‘한국사회 인성교육의 대실패’라는 표현을 두고 왜 거기 여성까지 포함되어야 하나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경청하고 있다”며 “다만 그것은 특정 젠더 혹은 교육시스템에 한정한 지적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사거나 팔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한국사회 전반의 도덕적 붕괴에 관한 이야기”라 설명을 더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제가 8년 전 트위터에 썼던 글을 가져와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분들이 계셨다”며 “당시 ‘가해자가 평소 특정 영화나 음악을 즐겼다는 사실이 범죄에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토론을 하던 중 예시로 쓴 것입니다. 물론 앞뒤 토론글을 빼고 이 예시만 가져오셨다.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다. 이해하겠다. 늘 극단적인 예시를 들기를 좋아했던 제게도 문제가 있다”고 해명했다.

허지웅은 “우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미친 짓이 벌어질 수 없도록 공론의 장을 열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왜 그들이 그런 짓을 했느냐가 아니라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느냐를 파고들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 그저 진영만 더 높고 가파르게 쌓아올리고 싶어 하는 자들은 상황이 영원히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 제발 바꿉시다. 바꿔야만 한다. 이대로는 못살겠다”고 주장했다.

   
▲ 사진=허지웅 SNS

이 글과 함께 허지웅은 과거 자신이 기고했던 ‘순백의 피해자’ 칼럼의 마지막 단락을 공유했다.

해당 칼럼에서 허지웅은 “사람들은 순백의 피해자라는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 피해자는 어떤 종류의 흠결도 없는 착하고 옳은 사람이어야만 하며 이러한 믿음에 균열이 오는 경우 ‘감싸주고 지지해줘야 할 피해자’가 ‘그런 일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피해자’로 돌변하는 것”이라며 “순백의 피해자란 실현 불가능한 허구다. 흠결이 없는 삶이란 존재할 수 없다. 흠결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도 얼마든지 인과관계를 만들어내 낙인찍을 수 있다. 피해자의 요구나 피해자가 상징하는 것들이 강자의 비위에 거슬리는 것이라면, 그런 피해자는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든 너무나 손쉽게 나쁜 피해자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라 꼬집었다.

이어 “사람들은 간과한다. 순백의 피해자라는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그 자신 또한 언젠가 피해자가 되었을 때 순백이 아니라는 이유로 구제받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라며 “우리가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던 그 많은 피해자들을 떠올려보자/ 어쩌면 우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하 허지웅 SNS 글 전문.

예전에 기고했던 ‘순백의 피해자’라는 칼럼의 마지막 단락입니다. 포털 기사의 어떤 의견들을 보고, 문득 지금 이 시간 함께 나누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또한 이전 글에서 “한국사회 인성교육의 대실패”라는 표현을 두고 왜 거기 여성까지 포함되어야 하나는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경청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특정 젠더 혹은 교육시스템에 한정한 지적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사거나 팔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한국사회 전반의 도덕적 붕괴에 관한 이야기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8년 전 트위터에 썼던 글을 가져와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가져오신 글은 당시 ‘가해자가 평소 특정 영화나 음악을 즐겼다는 사실이 범죄에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토론을 하던 중 예시로 쓴 것입니다. 물론 앞뒤 토론글을 빼고 이 예시만 가져오셨습니다.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이해하겠습니다. 늘 극단적인 예시를 들기를 좋아했던 제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슬프고 끔찍한 일을 만났을 때 우리는 종종 가장 큰소리로 죄를 지탄하는 방식이 슬픔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미친 짓이 벌어질 수 없도록 공론의 장을 열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왜 그들이 그런 짓을 했느냐가 아니라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느냐를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영원히 바뀌지 않습니다. 그저 진영만 더 높고 가파르게 쌓아올리고 싶어 하는 자들은 상황이 영원히 바뀌지 않기를 바랍니다. ‘1984’에서 오세아니아가 전쟁을 다루는 방식처럼 말입니다. (전쟁은 승리하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게 중요하다: ‘1984’ 중) 제발 바꿉시다. 바꿔야만 합니다. 이대로는 못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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