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업인들의 100만불 수출탑 목표

2030 탈북 청년기업인들 한국서 당당히 경쟁에 나선다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우리는 탈북민에 대한 특혜를 바라지 않는다. 당당하게 경쟁해서 성공하고 싶다"는 북측 출신 청년 창업가들이 새해  포부를 밝혔다.

최근 서울 충무로에 네 명의 특별한 창업가가 모였다. 사업 분야도 나이도 다른 이들에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북한 출신으로 남한에 정착해 창업 전선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들이다.

 그들은 "정착 과정에서 사회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고 그만큼 다시 돌려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창업은 탈북만큼이나 어려운 결정이었다. 정착지원금으로는 생활하기도 빠듯하고, 거래처나 협력업체가 있을 리도 만무했다.

하지만 이들은 도전을 택한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유진성 카이정물산 대표(33)는 2017년 1월 창업해 현재 직원 5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북한이탈주민은 물론 남한·중국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서울 마곡동과 중국 푸젠성에 사무실이 있다. 유 대표는 "창업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실적을 높여서 100만불 수출탑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탈북 후 중국에서 쌓은 인맥과 능숙한 중국어로 무장한 '중국통'이다. 유 대표는 "(북한에 있을 때) 수확철에 배를 팔기도 하고 약초나 송이버섯은 중국에 가져가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장사를 했던 경험을 살려 남한에 정착한 뒤 무역회사를 세웠다.

함흥 출신 엄에스더 대표(38)는 2014년 '나눔'과 '봉사'를 통해 사회공헌을 하는 비영리단체 유니시드를 설립했다. 엄 대표는 탈북민 신분으로 중국 연길(옌지)에 머물 때 어머니와 여동생이 공안에 잡혀가는 비극을 경험했다. 당시 충격으로 한때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다.

 엄 대표는 "사람들을 돕고 살고 싶다" 며 설립 초기엔 4명에 불과했던 회사가 지금은 현재 100여 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박진희 96퍼센트 대표도 중국으로 판로를 뚫는 등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 수가 10명으로 늘었다.

안세리 대표가 이끄는 회사 이름 '류애(流愛)'는 사랑이 흐른다는 뜻이다. 한국에 와서 받은 사랑을 다시 흘려보내겠다는 생각에서 지었다고 한다. 한국에 와서 대학을 다닐 때 장학금을 받았던 것을 지금도 고마워한다. 안 대표는 "수익의 일부분을 떼어 장학사업을 하면서 공부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4명의 포부는 한결같았다.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것. 그동안 받았던 것을 사회와 이웃들에게 돌려주고 싶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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