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료진들 공황상태 심각, 신종 코로나에 잇달아 감염

우한 의사들의 폐도 망가지고 있다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지난달 8일부터 발열과 진료 책임을 맡았던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있는 후베이성 제3인민병원 호흡기과 의사 후성(胡晟)은  매일 100명 이상이 몰려드는 환자에  “10년 동안 진료할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를 다 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보름을 보낸 뒤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날인 지난달 23일 폐 CT검사를 받았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자신의 폐가 새하얗게 찍혀 나왔다.  그걸 본 주변의 동료 의사와 간호사들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우한의사들의 폭로, 응급실이 아니라 영안실이다.


11일 현재 제3인민병원에서만 30명 이상의 의료진이 감염됐다. 호흡기과 병동 4곳 가운데 2곳에서 이 병원 의료진을 치료하고 있다

우성의 아내는 우한시 적십자병원 부속 병원에서 일한다. 그는 “적십자 병원 의료진 6분의 1이 감염됐을 것”이라고 중국 징지관차(經濟觀察)보에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우한의 의료진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사선에 내몰렸다. 설비·물자·인력 부족의 삼중고에 빠진 우한 의료진이 처한 생명의 위험과 심리적 공황의 실상이 심각하다고 현지 의료진들이 증언했다.

우한대 인민병원 의사 위핑창(余昌平)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만 92명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02명은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우한시 제7병원 집중치료실(ICU) 병동에서는 의료진의 3분의 2가 감염됐다. 이 병원의 한 의사는 “감염을 분명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방호 장비 없이 진료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우한시 중난(中南)병원 의사 펑즈융(彭志勇)은 “방호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병실에 들어가는 건 자살행위”라고 지적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태를 외부에 최초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 그는 당국의 압력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우한폐렴을 밖으로 알렸으며, 환자를 치료하다 자신도 사망해 ‘의인’ 또는 ‘우한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난팡두스(南方都市)보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위험성을 처음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을 비롯해 지금까지 최소 7명의 의료진이 감염이나 과로로 사망했다. 우한 퉁지(同濟)병원 의사 관한펑(關邯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리원량이 숨을 거둘 때 우한 중심병원에 (환자가 위중할 때 쓰는 인공 심폐장치인)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가 1대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함께 의료진들까지 잇달아 감염되는 상황에 그리고 커져가는 의료진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도 어떻게 잠재워야 할지가 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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