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2020평창포럼서  "대북 제재 철회 안해..."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힐 전 차관보가 9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2020 평창평화포럼'에서 "북한이 강력한 핵무기 개발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경제제재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9일 오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올해로 2주년을 맞는 '2020 평창평화포럼'에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강력한 핵무기 개발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경제 제재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북미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 하지만 북이 지금처럼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했다.

힐 전 차관보는 대표적인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폴란드 주재 대사와 한국 주재 대사를 지낸 그는 2005년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에 취임했다. 힐 전 차관보는 재임 기간 4년 내내 북핵 문제를 다뤘다.

그는 특히 6자 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활동하며, 2005년 9.19 합의를 이끌어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과 주변국이 정치,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긴 이 합의는 북한 비핵화의 '모범 답안'이라는 평을 받는다. 현재 힐 전 차관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대통령의 외교 참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대북 제재'가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힐 전 차관보는 "제재는 북한의 금융거래를 어렵게 하고 무기를 수출하지 못하게 한다. (미국은)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안보리의 핵심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 했다. 북한은 2016년 이후 결의한 제재가 민생에 지장을 주는 항목이라며, 일부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실제 2016년 이후 시행된 제재는 핵미사일과 직접적 연관성이 작더라도 북한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영변 플러스 알파'를 요구했고, 협상은 결렬됐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과의 대화에 한국,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다자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라며 "지금처럼 북한과 미국이 직접 둘이 이야기하고 한국에 전달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핵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가 아니라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비핵화 과정 하나하나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평화·신뢰·사랑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핵무기 협상에 있어 사랑 따위는 없다"라며 "필요한 건 확인"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자리에서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도 비판했다. 그는 "하노이회담 결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협상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를 밝혔으면, (미국이) 각 시설 별로 어떻게 해체, 폭파 할지 협상을 이끌어 갔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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