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이 엇갈린 한국 일본 자동차 업체...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최근 중국 우한 폐렴의 여파로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부품의 수급이 막혀 가동 중단에 들어간 반면 부품 공급처를 다변화한 일본 업체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루카와의 필리핀 공장 전경

5일 자동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131,500원▲ 7,500 6.05%)는 지난 4일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제네시스 G70과 G80, G90을 만드는 울산5공장 1라인과 포터를 생산하는 울산4공장 2라인이 가동을 멈췄고 울산1공장도 5일 생산을 중단했다.

투싼과 넥쏘를 만드는 울산5공장 2라인과 상용차를 만드는 전주공장의 트럭 생산라인은 6일부터, GV80과 팰리세이드,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2공장과 아반떼, 아이오닉 등을 만드는 울산3공장, 쏘나타, 그랜저를 만드는 아산공장은 7일부터 가동이 중단된다.

쌍용자동차 (1,895원▲ 50 2.71%)도 4일부터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기아자동차 (41,350원▲ 1,950 4.95%)역시 소하리와 광주공장의 생산량을 감축했다.

가동을 멈춘 현대 울산 공장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공장 가동을 멈춘 것은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의 물량 수급에 차질을 빚게됐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유라코퍼레이션과 경신, 티에이치엔 등 한국 부품업체로부터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는데 대부분의 물량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들어온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내 각종 전장부품을 연결하는 케이블 묶음으로 모든 완성차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품목이다.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각 차종별로 다른 규격에 맞춰 케이블 묶음의 모양을 세밀하게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생산한다.

유라코퍼레이션과 경신 등 한국 부품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함께 중국으로 와이어링 하네스 생산공장을 이전했다. 중국이 한국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한데다, 물류 운송비와 관세 등 다른 여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도요타 관계자는 "본사에 문의한 결과 부품 수급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혼다와 닛산 등 다른 일본차 업체들도 우한 폐렴 사태가 생산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부품사들이 동남아로 생산지역을 다변화한 것은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진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대차가 5곳이나 되는 공장을 만들며 중국에 집중한 반면 도요타, 혼다 등 일본 기업들은 일찌감치 동남아 시장 진출에 공을 들였다. 게다가 동남아 시장의 경우 중국보다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여러 공장을 가동할 수 있었다.

현대차에 와이어링 하네스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유라코퍼레이션의 경우 중국에서만 9곳의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을 운영하는 반면 동남아는 베트남 공장 1곳이 유일하다.

반면 일본 후루카와 일렉트릭은 중국 선전과 충칭, 우한 등과 함께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도 와이어링 하네스를 생산한다. 일본 야자키 역시 캄보디아에서 상당한 물량을 만들어 각 지역의 일본 완성차 업체로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현대·기아차가 부품사들의 현지 진출도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현대차가 최근 공장을 만들고 있는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의 경우 중국에 비해 인건비도 저렴해 국내 부품사들이 동반 진출하기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