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꼼수? 우한 사태에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며칠전  김정은은 시진핑주석에세 보내는 서한에서 우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사태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한집안 식구, 친혈육이 당한 피해로 여기고 있다"며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돕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지원으로 겨우 버티는 처지에서 중국을 돕는다며 지원금까지 보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이 보기에 누가 누구를 도와주고 있는 형국인지 헷갈릴 것이다.

 "되로 주고 말로 받으련다"는 김정은의 꼼수가 아닌가 싶다.

지난해 말 김정은은 당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고 새해부터 '충격적인 행동'을 준비하던 김정은에게 우한 폐렴 사태는 전혀 예견치 못했던 악재다. 우한 폐렴 발생 초기 미온적 태도를 보여오던 북한이 지난주부터 급기야 '국가 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정치적 문제'라며 총력전을 시작한 것은 이번 사태로 김정은의 정면돌파 전략이 밑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것을 짐작할수 있다.


지금은 압록강과 두만강이 얼어 있어 북·중 국경 밀수가 제일 활발한 때다. 북한의 공식 발표가 없어 확진자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나 설사 감염자가 있다고 해도 장비와 기술이 낙후해 전국적 범위에서 확진하기 어려운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수십년 동안 지속된 어려운 식량 사정으로 주민들의 면역력은 떨어져 영유아나 노인들이 감염되면 완치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우한 폐렴이 북한 종심으로 침습하면 북한 체제를 받치고 있는 군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 당국은 외부에서 전염병이 들어올 위험이 발생하면 국경을 폐쇄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에서 주민들의 이동도 제한한다.

기계보다 인력으로 건설하는 북한에서 전염병 차단을 위해 주민들과 군대를 집단적으로 건설에 투입하지 못하면 수많은 건설 사업이 멈춰설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단기 체류자들은 비자가 필요 없는 북·중 비자 시스템을 이용해 인력들을 중국에 교대로 투입하는 방식으로 대북 제재의 허점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 스스로 북·중 왕래를 차단하여 이런 '묘수'에도 차질이 생겼다. 양덕온천, 삼지연과 백두산지구 관광 개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이라는 관광산업으로 비어가던 금고를 채워보려던 관광 장려 정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결국 북한이 숨통을 열 방법은 중국이 올해분 무상 경제 지원을 특별히 늘려 주는 것뿐이다. 매해 1월은 북한과 중국 사이에 그해분 무상 경제 지원 규모를 정하는 달이다. 김정은은 시진핑에게 한집안 식구라며 되로 주고 말로 받아 오려고 한다.

그러나 김정은을 몇 번 상대해 보면서 김정은을 다루는 묘리가 생긴 시진핑이 '충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담보 없이 통 큰 지원을 줄지는 미지수다. 사실 지난해 시진핑의 평양 방문 후 김정은이 오히려 단거리미사일 발사 횟수를 늘려 시진핑을 서운하게 만들었다. 중국에서 통 큰 지원을 받아내지 못하면 북한은 남쪽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당 전원회의에서 대남 정책 방향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번에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가동을 중단하면서도 서울~평양 간 직통 전화와 팩스를 살려 놓은 것도 정 버티기 힘들면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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