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 청년,'한국문화 너무 좋아요!"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한국전통문화와 역사에 푹 빠져 있는 외국 청년이 있다. 그가 바로  휴가까지 내고 국내에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인턴 활동을 하고 있는 벨기의 30대 청년 켄 드포터씨다.

2010년부터 반크 인턴으로 근무한 외국인 30명 가운데 29명은 모두 대학생이었지만 포터 씨처럼 직장인은 처음이라고 한다.

포터 씨는 2018년 여름 일본을 거쳐 부산·제주·서울 등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한국 매력에 빠졌고, 재방문 기회를 찾던 중 반크의 인턴 공모에 응모해 합격한 후 50일간의 휴가를 내고 이달 초 한국땅을 밟았다.

25일 동안 반크에서 근무한 그는 "한국은 최근 K팝·드라마와 첨단 IT(정보기술) 등 덕택에 세계에 알려지긴 했지만, 사람들은 이 모든 것 뒤에 더 많은 것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며 한글이 15세기 서민들의 교육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고, 1377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직지)이 출판됐다는 사실 등을 열거했다.

한국 체류기간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그는 한양도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도성길을 일주하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는 나중에 서울에 또 오면 반드시 한양도성을 돌겠다는 다짐도 했다.

K팝보다는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역사가 더 좋다는 그는 귀국하기 전 신라의 천년 수도 경주를 반드시 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에 방점을 둔 한국의 3·1독립선언서에는 타인을 향한 강한 공동체 의식과 책임감, 근본적인 평화가 담겨 있을 정도로 그 당시로서는 아주 놀랍고 훌륭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터 씨는 "일본이 한국을 강제로 점령했음에도 복수나 보복을 하겠다는 모습보다는 재건과 미래 발전에 초점을 맞춘 선언문으로 읽힌다"며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은 아주 인간적이었고, 그것은 대단한 공감과 존경심을 보여줬으며, 독립선언서는 '미래 지침서' 같은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반크에서 독립선언서를 네덜란드어로 번역하는 일을 맡아 진행하는 동시에 반크가 제작한 다양한 영어 콘텐츠를 네덜란드어로 바꾸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

특히 반크에서 일하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 '동아시아의 외교 대사'가 되기 위한 공부와 체험 등을 했다. "벨기에에 돌아가면 한국에서 보고 듣고 배운 모든 것을 주변 사람에게 전할 것"이라며 "하지만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사람들이 스스로 한국과 아시아를 찾아보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포터 씨는 "다양한 국가와 교류하는 '외교 대사'로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국민도 벨기에를 많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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