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택한 길" 평화로운 삶을 위해 독립 선언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영국 왕실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손이 19일(현지시간) 침묵을 깨고 심정을 밝혔다. "내가 택한 가족을 위해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으로부터 물러나 보다 평화로운 삶 속으로 한 발짝 내딛겠다." 그는 왕실로부터의 독립에 대해 "깊은 슬픔"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BBC 등에 따르면, 해리 왕손은 이날 오후 런던에서 열린 한 자선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은 나의 고향이자 내가 사랑하는 곳"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니라, 수년간의 어려움을 겪고 수개월의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해리 왕손은 "우리가 결혼했을 때 (국가에) 기여하게 된 데 대해 기뻐했고 희망을 가졌다"며 "때문에 이렇게 독립하게 된 데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의 바람은 (국가의) 재정적 지원 없이 여왕과 국가, 국군에 봉사하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며 "내가 항상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란 걸 알지만, 이번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나의 할머니이자 나의 최고사령관에 대해 항상 최고의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전날 여왕의 성명 내용에 대해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18일)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성명을 통해 해리 왕손 부부의 '독립'을 지지한다면서도, 두 사람이 '전하'의 호칭, 또는 왕궁에서 부여받은 작위의 호칭을 모두 버리고 평범한 일반 서민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해리는 왕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왕자(prince)' 호칭은 계속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왕손으로서의 활발한 활동을 모두 접어야 한다. 또 일체의 국가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으며, 부부의 자택으로 사용 중인 윈저성을 리모델링하는 데 쓰인 240만 파운드(약 36억원)의 재원도 반납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리비아 내전 사태 중재를 위한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국 왕실이 해리 왕손과 왕손비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국가 전체가 그들의 최고의 미래를 기원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두 사람의 결혼식부터 관계가 안 좋았던 메건 마클 왕손비의 친부 토마스 마클은 19일(현지시간) 영국 민영방송사인 채널5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마클이) 왕실을 싸구려로 만들고 있다"며 작정하고 독설을 날렸다.

어린 시절의 메건 마클과 그의 부친 토머스 마클

 그는 "모든 소녀가 공주가 되고 싶어하고, 딸은 그 꿈을 이뤘다"며 "그런데도 왕족 지위를 던져 버리고, 왕실을 싸구려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은 해리 왕자와 결혼했을 때 왕실을 대표하는 의무를 졌다"며 "해리 부부가 무엇을 추구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왕족 지위를 던져버리는 건 돈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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