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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암살을 그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22일 개봉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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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6  12: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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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암살을 그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22일 개봉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18년 세월동안 권력과 부를 비축해온 대한민국 대통령 박통(이성민 분)의 곁엔 언제나 김규평(이병헌 분)이 있다. 김규평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이자, 박통의 충성스러운 중앙정보부장이다. 그런 김규평에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옛 동료이자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분)이 박통 정권의 실체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기 시작한 것. 김규평은 박용각이 회고록을 집필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중단시키려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고, 박용각으로부터 박통이 제3의 인물을 중앙정보부 위에 두고 있다는 정보를 듣는다. 18년간 굳건했던 김규평의 충성심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내부자들' '마약왕'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52만부 이상 판매된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1979년 10월26일 밤 7시40분쯤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중앙정보부 부장이 대통령을 살해한 사건을 바탕으로,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간 연재됐다. 작가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건이지만 그 당시 왜 총성이 들렸는지 탐구하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영화는 '한국 중앙정보부 부장(부총리급)들과 이들이 주도한 정치 이면사'를 그린 원작을 바탕으로 책의 주요 인물들을 꼽아내 재구성했다. 박통을 중심으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 분)의 서사를 우민호 감독 특유의 매우 밀도 높은 촘촘한 대사 등 텍스트들로 풀어냈다.

영화는 대통량 암살 사건이 벌어지기 이전, 이들 인물들을 둘러싼 40일간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구현했다.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속한 이들간의 충성 세력과 반대 세력이 갈등하면서 펼쳐지는 심리전이 매우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그려졌다. 배우들 감정 연기가 빈틈 없이 대사 사이 사이 메꿨을 만큼, 탄탄한 서사와 밀도가 돋보인다.

이병헌은 놀라울 만큼 끝이 없는 스펙트럼을 또 한 번 입증했다. 박통을 신임하던 충성스러운 중앙정보부장에서 평정심을 점차 잃어가는 김규평을 매우 낯설면서 새로운 얼굴로 보여준다. 김규평의 눈빛과 핏줄 선 이마, 제스처 하나하나가 숨 죽이고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고, 특유의 철저한 분석력과 해석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설득시켜버린다. 자신 위에 또 다른 2인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동시에 독재정권에 점차 회의감을 느끼는 이중적인 심리를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이성민은 '충성경쟁' 속 점차 판단력을 잃어가며 히스테리컬해지는 박통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김규평과 곽상천 사이를 오가며 흔들리는 권력에 시시때때로 불안감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외에도 곽도원은 박통 정권의 비리를 폭로하려 하면서도 동시에 타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박용각의 모습을 다층적으로 풀어냈다. 이희준도 맹목적인 신념과 충성을 보이는 곽상천 역으로 김규평과 치열한 대립각을 세웠다. "땡끄로 밀어버리라"는, 매우 우악스러운 대사를 차지게 표현해냈다.

'남산의 부장들'은 박통 암살 사건 전 40일간의 이야기에 최대한 집중하며 그 사건 한 가운데 있는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들을 디테일하게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하지만 단순 나열식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114분의 러닝타임 동안 강렬하고 날카로운, 큰 한방이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영화의 마지막은 또 한 번 새로운 군부시대의 탄생을 알리며, 김규평의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 김재규의 최후 변론을 곱씹게 만든다. 우민호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김재규에 대한 재평가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하나의 사건에 대해 두 인물이 상반된 답변을 했다"며 "판단은 관객의 몫"이라고 밝혔다. 오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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