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잘못된 관행 과감히 폐기"…새해 첫 메시지는 '반성'

[코리아데일리(KD) 이규희 기자

삼성그룹의 부회장 이재용 씨가 올해는 준법감시위원회 구성 등 '사회적 책임·내부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 2일 오전 내부 준법경영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한다고 알린 데 이어, 오후에는 이 부회장이 신년 첫 경영 일정으로 반도체 개발 현장을 찾아 "잘못된 관행과 사고를 과감히 폐기하겠다"고 밝혀 재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 신년 교류회에서 인사하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사진출처 연합뉴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뇌물 등 혐의 파기환송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판, 노조 와해 재판 등을 한꺼번에 받는 상황 속에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은 행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재계 안팎의 관심은 이 부회장의 현장 방문 자체 뿐 아니라 전해진 메시지에도 주목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밝혔다.

또한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이 직면한 초유의 사태에 대한 반성·유감을 표하고 책임 의식을 강조하는 목소리로 풀이됐다.

이는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기 추모식에서도 "선대 회장 사업보국(事業報國)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자"고 언급한 데 이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8일 노조 와해 혐의로 임원들이 구속된 후 발표한 사과문에서도 "과거 회사의 시각·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시인하며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진보 성향 법조인인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그룹 준법감시위원회 구성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정경유착, 노조 와해 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일관된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며 "이날 이 부회장의 발언도 그룹 총수로서 책임 의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주문한 '혁신' 숙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회사 안팎의 일신을 꾀하기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시작으로 머지않아 조직 개편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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