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아기가 태여난적 없는 일본의 한 마을

사라진 학생들을 대신해 인형아기들이 학교를 지키고 있다.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18년째 신생아가 태여나지 않은 일본의 나고로라는 마을에서 사라진 어린이들의 빈자리를 사람 크기의 인형이 대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남부 시코쿠섬에 위치한 산골마을 나고로에서는 최근 초등학교가 잠겨있던 문을 열었다. 2012년에 2명의 학생이 졸업한 뒤 페교했지만 이 동네 주민 츠키미 아야노(70세)씨가 학교 운동장에 40여개의 수제인형으로 운동회 풍경을 재현하면서 잠시 연 것이다. 아야노씨는 지난 7년간 마을에서 인형축제를 매년 열어왔다. 아야노씨는 “이곳에서는 더 이상 어린이를 볼 수 없는데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인형으로 아이들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야노씨가 만들기 시작한 인형은 이제 350여개를 넘어 마을 주민수보다 10배 더 많아졌다.

나고로는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사례이다. 1950년-1960년대만 해도 이곳은 산림업과 도로, 땜 등 인프라공사로 규모를 키워가던 동네였다. 당시만 해도 마을에는 병원을 비롯해 식당, 파친코 시설까지 있었지만 이제 단 한 곳도 남아있지 않다. 현재 나고로 주민들이 마트나 병원을 가려면 좁은 길을 따라 1시간 30분 이상 운전을 해야 한다. NYT는 대부분 일본 시골 마을에는 65세 넘는 로인이 40%가 넘는다고 전했다. 일본 지자체들은 양육 보조금을 비롯해, 의료비 할인, 주택 지원 등 여러가지 혜택을 내세우지만 젊은 인구를 끌어모으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나고로 역시 인근의 작은 마을들과 통합했지만 인구가 30여명에 불과하다.

히로야 마쓰다 도꾜대 교수는 “현재 일본 시골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 10~20년간 이어진다면 수많은 마을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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