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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장이 필요없다"... 고학력자 일자리 없어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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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3  14: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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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장이 필요없다"...고학력자 일자리 없어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대구에 있는 4년제 대학 영문과를 나온 김소영(가명ㆍ28세)씨는 내년이면 백화점 의류 매장에서 일한지 3년째에 들어선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 능력까지 갖춘 그는 졸업 전후 3년동안 취업준비에 매달렸다. 하지만 대기업은 물론 이름있는 중소기업 문턱조차도 높았다. 김씨는 "새해에는 이 일을 그만두려 한다"며 "그동안 일하며 모은 돈이 있으니 재취업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차성진(가명ㆍ51세)씨는 2년전만 해도 대기업 간부였다. 차 씨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때 회사를 나왔다"며 "장사를 해보려 했는데 퇴직금만 날릴까봐 걱정도 되고 결국 몸은 힘들지만 택시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차씨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교 87학번이다.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하향취업자'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조사국 모형연구팀 오삼일 과장ㆍ 강달현 조사역)에 따르면 대졸취업자 수 대비 하향취업자 수로 정의한 하향취업률은 9월현재 30.5%를 기록했다. 2008년 1월 23.5% 대비 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2000년 1월~2008년 1월 상승폭이 0.9%포인트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가파르다.

하향취업이 크게 늘어난 원인은 고학력 일자리가 대졸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과장은 "2000~2018년 중 대졸자가 연평균 4.3% 증가한 반면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하향취업률을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18.9%)보다 남성(29.3%)이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장년(35.0%), 청년(29.5%), 중년(23.5%) 순이었다. 오 과장은 "장년층의 높은 하향취업률은 남성을 중심으로 은퇴 이후 새로운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최근 하향취업률의 빠른 증가세는 고령화에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대졸자가 하향취업을 하는 경우 어떤 직업을 주로 선택하는지 살펴본 결과,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가 되는 비중(57%)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장치및조립 종사자(14%)와 기능근로자(13%)가 그 뒤를 이었다.

실업률이 증가할수록 한달 시차를 두고 하향취업률도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일자리 사다리도 무너졌다. 2000~2017년 중 하향취업자가 향후 대졸 일자리에 맞는 적정취업으로 전환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하향취업자 중 평균 85.6%가 1년 후에도 하향취업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4.6%만 적정취업으로 전환했다. 2년, 3년 후 전환율도 8.0%, 11.1%에 불과했다. 하향취업이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향취업의 고착화도 심화됐다. 하향취업 상태를 계속 유지할 확률은 2000년 80.5%에서 2017년 89.8%로 9.3%포인트 상승했다.

하향취업시 임금도 줄었다. 2004~2018년중 하향취업자의 평균 임금(177만원)은 적정취업자의 평균 임금(284만원)보다 38% 낮은 수준이다. 임금분포를 살펴보면 하향취업자의 임금이 150만원 주변에 집중된 반면, 적정취업자의 임금은 150~450만원 구간에 넓게 분포해 있다.

일자리와 학력 간 미스매치는 학력 과잉이 주요 원인이다. 하향취업이 증가할 수록 인적 자본이 낭비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오 과장은 "하향취업 증가는 인적자본 활용의 비효율성, 생산성 둔화 등을 초래하므로 노동공급 측면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필요 이상의 고학력화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하향취업에 따른 낙인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제도개선을 통해 직업 간 원활한 노동이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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