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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2대회장 구자경 회장 별세, 향년 94세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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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4  18: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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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2대 회장 구자경 회장, 별세 향년 94세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LG그룹 2대 회장으로 사반세기 동안 그룹을 이끌었던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평소 몸소 실천한 소신대로 마지막 길도 소탈과 겸손을 보여줬다.

94세 일기로 14일 별세한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생전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들은 이날 고인이 입원 중 마지막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빈소를 마련했지만,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LG그룹은 별도 부고 광고를 내지 않고 보도자료를 통해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며 "유족들이 온전히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타계했을 때도 LG그룹은 비공개 가족장을 치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LG그룹은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온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며 조문을 사양했다.

다만, 그 직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한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외부 조문을 받은 바 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철저하게 평범한 자연인으로서 살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이 은퇴하면서 결심한 것은 선친 고 구인회 창업회장이 생전에 강조한 '한번 믿으면 모두 맡겨라'라는 말에 따라 후진들의 영역을 확실히 지켜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구 명예회장은 충남 천안시 성환에 있는 연암대학교의 농장에 머물면서 은퇴 이후 버섯연구를 비롯해 자연과 어우러진 취미 활동에만 열성을 쏟으며 일상을 보냈다.

구 명예회장의 이런 소탈한 성품은 스스로 지은 아호 '상남(上南)'에서도 드러난다. 문중에서 항렬은 낮지만 나이가 많은 그의 호칭을 편하게 부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상남으로 정했다고 전해진다.

상남은 고향집 앞에 증조부가 놓은 작은 다리인 '상남교'에서 따온 것으로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도랑을 치고 호롱불을 밝혀 붕어나 미꾸라지를 잡던 추억이 깃든 곳이었다.

은퇴 이후 머물렀던 연암대학교의 농장 내 사무실도 소박한 공간이었다. 대기업 그룹의 명예회장이 사용하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공사장이나 작은 상가의 사무실처럼 간소했다. 주변에서는 농장에서 흙을 뭍이며 일하던 구 명예회장은 평범한 일꾼 모습이었다고 기억했다.

구 명예회장은 은퇴 후 모교인 지수초등학교 후배들의 서울 방문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떠날 때는 사진을 같이 찍고, 선물도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어린 학생들이 장거리 여행에 멀미할 것을 걱정해 직접 멀미약을 챙겨준 것이 인상적이었던지 학생들이 감사 편지를 보내온 적도 있었다.

이처럼 고인은 25년 간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대기업 회장이었지만, 은퇴 후 일체의 허례와 허식 없이 간소한 삶을 즐기며 '자연인'으로서 여생을 보냈다.

구 명예회장은 2008년 1월 66년간 함께 살아온 아내를 먼저 떠나보냈다. 부인 고 하정임 여사의 부고기사가 처음 실린 석간 신문을 받아들고는 눈물을 떨구면서 반려자를 잃은 아픔을 토하고, 다음날 하 여사 일생에 대한 조간 신문 기사를 손수 챙겼다.

당시 매일 밤 늦게까지 부인의 장례식장을 지켰을 뿐 아니라 휴식을 취하러 자리를 뜰 때는 빈소 앞에 멈춰 서서 영정을 한참 들여다보기도 했다.

지난해는 장남 구본무 회장을 잃었다. 당시 주변에서는 고령에 건강이 나빴던 구 명예회장의 상황을 고려해 부고를 나중에 전했다. 아내를 보낸 지 10년 만에 장남 부고를 듣고서 매우 깊은 비통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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