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선박에 노숙자 1천명 수용?

[코리아데일리=홍이숙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노숙자 1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크루즈 선박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오클랜드 시의회의 리베카 카플란 의장은 지난 10일 시의회 모임에서 크루즈 선박이 오클랜드항으로 입항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마이애미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선박

그러나 현지 항만 관리들은 이러한 방안을 "지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항만 대변인인 마이크 잠파는 이튿날인 11일 "노숙자 문제에 대처하려는 카플란의 희망을 존경한다"면서도 "오클랜드항 부두는 화물선들이 움직이도록 계획된 곳이어서 크루즈선 정박 시설은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잠파 대변인은 오클랜드항은 미국 내 10대 항만에 속하며, 연방 차원에서 시설 안전·보안 문제를 규제받으므로 "거주 목적으로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플란 의장은 이에 즉각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긴급 주거 목적의 선박 제공과 관련해 크루즈 선박 회사들과 접촉해왔다고 현지 언론에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내년 1월 시의회에 관련 방안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루즈 선박 거주자는 자신의 수입에 기초해 비용을 지불하게 되므로, 시 당국은 아예 비용을 들이지 않거나 낮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 당국이 크루즈 선박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뉴욕거리의 노숙자

이 같은 아이디어가 제기된 배경에는 높은 생활비와 주택 부족 현상이 꼽힌다. AP에 따르면 오클랜드에선 노숙자 수가 최근 2년간 1천900명에서 3천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카플란 의장은 "크루즈 선박은 자연재해나 올림픽 시기 추가 주택이 필요할 때 긴급 활용됐다"며 "많은 사람에게 신속하게 집을 제공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말했다.
 

앨러미다 카운티에 있는 노숙자 보호단체 '모두의 집'의 일레인 드콜리니는 우선 카플란 의장의 '창의적' 의견에 감사를 표한 뒤 크루즈선을 장기간 거주 공간으로 바꾸는 데는 비싼 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콜리니는 계획에 착수하기 전 노숙자들이 크루즈선에서 살고 싶어하는지부터 시 당국이 얘기를 나눠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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