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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동안 지켜온 산악인들 쉼터 백운산장, 영업 종료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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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2  11: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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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5년동안 지켜온 산악인들 쉼터 백운산장, 영업 종료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북한산 백운대와 인수봉으로 가는 길목을 95년 동안 지켜온, 산악인들의 쉼터 백운산장이 영업을 종료했다.

2일 북한산국립공원 측은 백운산장 정리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백운산장은 1924년 작은 오두막으로 시작해 3대에 걸쳐 운영된 한국 1호 산장이자 국립공원 마지막 민간 산장이었다. 산장의 현판은 전설적인 마라토너 손기정 옹의 친필이다.

등산객들에게 요깃거리나 음료·간식을 팔았고, 새벽 등반 전 하룻밤 베이스캠프가 돼주기도 했다. 험준한 바위산에서 산악사고가 나면 인근 부상자를 가장 먼저 맞는 곳도 백운산장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관리됨에 따라 산장은 시한부 운명을 맞게 된다.

1992년 화재를 겪은 백운산장은 1998년 기부채납(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재산을 증여하는 것)을 조건으로 신축 허가를 받았다. 국유지를 20년 사용한 뒤 2017년이 되면 국가에 산장을 내놓는다는 내용이다.

시한이 도래한 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7년 7월 백운산장 소유주 이영구씨를 상대로 약속을 이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올해 5월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논의 끝에 퇴거 시점은 12월 초로 합의됐다.

산장지기 김금자(79)씨는 전날 밤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1일)이 끝"이라며 "그간 산장을 이용해준 등산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써 붙여놨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로 95년이 된 산장을 3대째 이어받아 58년 동안 지켜왔다. 함께 산장 관리를 하던 남편 이영구씨는 소송이 진행 중이던 작년에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섭섭하기는 하지만 할아버지(남편)가 도장 찍은 증거가 있어서 소송을 걸었는데 졌다"며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로는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운영을 도와줬다"고 했다.

거처는 정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산장 바로 뒤에 기도도 할 겸 지어놓은 암자가 있는데 앞으로 그곳에 살 예정"이라고 답했다.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산장이 안전하지 않다는 진단 결과가 나와 리모델링과 구조 보강이 필요한 상태"라며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으로, 정확한 일정은 안 나왔다"고 밝혔다.

리모델링된 산장 1층은 산악사진 전시나 안내·휴게 공간으로 활용하고, 2층은 특수산악구조대가 근무할 예정이다.

하지만 100년 가까이 이어온 산장이 사라지는 것에 등산객도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산을 자주 찾는 직장인 정영훈(32)씨는 "인수봉 등반하는 사람들이 백운산장 신세를 많이 진다"며 "저렴한 가격에 하룻밤 자고 다음날 인수봉을 등반하는 코스를 많이들 찾았는데 이제 마땅한 쉼터가 없어지는 셈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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