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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소미아 관련 아전인수식 왜곡하는 日정부 강하게 비판정의용 실장 "향후 협상, 모든것은 日 태도에 달려있다"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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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5  08: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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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소미아 관련 아전인수식 왜곡하는 日 정부 강하게 비판

   
 

정의용 "향후 협상, 모든 것은 日 태도에 달려 있다"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청와대가 2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유예 관련, "발표를 전후한 일본측 몇가지 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이런 식으로 반복되면 한일 간 협상의 진전에 큰 어려움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위한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부산 벡스코에서 브리핑을 열고, "특히 일본 고위 지도자들의 일련의 발언은 매우 유감스러울 뿐 아니라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자신들 논리의 합리화를 위해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실장은 한일이 발표를 약속한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앞서 일본 언론에 고위 관계자를 익명으로 인용한 보도가 난 것 등에 대해 "일본의 의도적 누출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또 "일본 경산성이 합의내용을 아주 왜곡하고, 부풀려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WTO(국제무역기구) 제소 중단의 뜻을 피력해서 협의가 시작됐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세 개 품목에 대해 개별심사를 통한 허가실시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한 것도 한일 간 사전 조율한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간에 양해한 내용과 크게 다를 뿐 아니라 만일 이런 내용으로 했다면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었다는 주장, 일본외교의 승리라는 주장, 퍼펙트게임이었다는 주장은 견강부회"라며 "이치에 맞지않는 주장을 자기식으로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오히려 우리가 지소미아 관련 어려운 결정을 하고 난 다음 일본이 우리측에 접근해오면서 협상이 시작됐다"며 "큰 틀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영어로 'Try me(트라이 미)'라고 한다. 어느 한 쪽이 터무니없이 상대방이 자극하면 '계속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할 지 모른다는 경고"이라며 "일본에 'You try me'라고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일련의 행동은 외교 협상을 하는 데 있어 신의성실 위반"이라며 "즉각 일본의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 외교경로를 통해 이런 문제점들 지적하고 강력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이런 항의에 대해 일본 측은, '한국이 지적한 입장을 이해를 한다. 특히 경산성에서 부풀린 내용으로 발표한 것은 사과한다. 한일 간 합의한 내용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해줬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정부로선 앞으로도 한일 간 어렵게 합의한 원칙에 따라 조기에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일본 정부 지도자들에 대해 각별한 협조를 해줄 것을 덧붙인다. 거듭 말하지만 이게 최종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중지와 WTO(국제무역기구) 제소 중지는 모두 (수출제재 철회와 관련한) 조건부였다. 잠정적이란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앞으로 협상은, 모든 것은 일본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2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브리핑은 예상 밖이었다. 표현은 강했고 수위도 높았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평소 정 실장은 “나는 커튼 뒤에 있는 참모”란 말을 주변에 하곤 했다. 국가안보 책임자이자 대통령의 참모로, 자신이 노출될 수 있는 언행을 각별히 조심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날 부산 벡스코 브리핑룸에선 달랐다. 정 실장은 일본 고위 당국자들을 겨냥하며 “매우 유감스럽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라며 말을 시작했다. 또 “원칙을 지키지 못한 건 일본”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일본이 자신들의 원칙을 잃은 부분을 조목조목 짚었다.


정 실장은 “첫째 강제징용 해결 없이 아무 것도 안된다는 것, 둘째 지소미아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완전 별개라고 주장한 것이, 이번에 사실상 깨졌다”고 말했다.

“커튼 뒤”라는 수식어가 아니라도 정 실장은 평생 외교관으로 갈고닦은 조심스러움에, 국가안보실장이라는 직책에 따라 평소 입이 무겁기로 정평이 났다. 그런 인물이 외교 상대국을 향해 이 정도로 강하게 말한 건 전례가 드물다.

‘강력 경고’로 읽힐 수 있는 비외교적 표현도 쏟아냈다. ‘해볼테면 해보라’고 번역할 수 있는 “트라이 미(try me)”가 대표적이다. 또 “일본 정부 지도자들에 대해 각별한 협조를 해줄 것을 덧붙인다”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게 최종합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뒤집어보면 일본 정부가 지금처럼 나오면 지소미아를 그대로 종료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이에 대해 현장 취재진은 물론, 정부 안팎에서도 “이례적”이란 평가 일색이다. 그런데도 정 실장이 작심 브리핑에 나선 건 그만큼 일본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의 실망이 깊었기 때문이다.

22일 지소미아 조건부 유예 발표 후 23일 일본에서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청와대는 이를 모니터링하며 일본의 왜곡이 심상찮다고 판단했다. 24일 아베 총리 발언 관련 현지 보도가 결정타였다.

이날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한국의 지소미아 유지 결정 직후 주위에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미국이 매우 강해서 한국이 항복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금 선을 긋지 않으면 국내에도 일본측 입장을 담은 보도가 쏟아지며 지소미아 여론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정 실장에 이어 브리핑을 자청,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일본 시각에서 일본 입장을 보도하는 국내 언론 보도가 이어진다”며 “국익 관점을 요청드리는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우리가 (한 번 쓴) 지소미아 카드를 다시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하는데 무슨 근거인가”라고 반문한 뒤 “지소미아 카드를 쓰지 않았다면 상황이 어떻게 진행됐을지 생각해보면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초강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분위기에 자칫 찬물을 덮을 수도 있다. 청와대는 이 점까지 감수하겠다는 기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아베 총리 발언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것만 봤다”면서도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스럽다. 그게 일본 정부의 지도자로서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 실장, 윤 수석이 강경 입장을 낸 건 문 대통령 의중이 없고서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문 대통령의 브리핑 지시나 재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앞서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부 유예, 다시 말해 조건부 연장 결정으로 한일간에 파국은 막았다. 그러나 그 배경과 의미를 두고 한일간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지면서 도리어 한일 당국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른 후폭풍도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불허다.

당초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오후 6시30분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예고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이 45분 앞서 오후 5시45분 브리핑에 나섰고, 강 장관 브리핑은 1시간 연기됐다.

대통령 일정을 수행하는 강 장관의 시간이 이유라지만 ‘지소미아’ 브리핑의 파장이 워낙 커 일종의 ‘숨고르기’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만큼 일본의 지소미아 왜곡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인 셈이다. 김현종 국가안보2차장도 정 실장의 브리핑을 말없이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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