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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치유센터 사람마음, 국회법사위 상대 성명서 발표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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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1  23: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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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치유센터 사람마음, 국회 법사위 상대 성명서 발표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트라우마치유센터 사람마음이 11일  "법제사법위원회 18인의 의원을 포함한 20대 국회는 비겁한 당리당략 멈추고 지금 당장 ‘과거사법’ 제정하라!"며 국회 법사위 상대로 아래와 같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2015년 1월, 최승우씨를 처음 만났다. 형제복지원에서 살아남은 14살 중학생이 중년의 몸을 이끌고 찾아와 사람다운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악령처럼 찾아오는 형제복지원 안에서의 기억을 버텨내며 그는 증언 치료를 마쳤고, 잠시 동안은 새 삶을 시작하는 희망을 느꼈던 적도 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찰나, 최승우씨는 마치 형제복지원 안에 어린 자신과 동료를 남겨두고 온 듯 참혹한 심정으로, 자기 생활을 밀쳐두고 진상규명 활동에 온 삶을 바치기 시작했다.

2019년 11월 6일,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씨가 국회 앞 엘리베이터 탑에 올라가 ‘고공단식농성’을 시작한지 오늘로 6일째, 2017년 11월 7일 생존자 최승우, 한종선씨가 국회 앞에서 노숙 농성을 시작한지 734일째다. 2017년 9월 6일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이 진상 규명을 요청하며 부산에서 서울까지 국토 대장정을 시작한지 2년하고도 두 달이 더 지났다. 일인 시위, 인터뷰, 삭발 시위, 분신 시도, 그 동안의 분투를 헤아리자면 보통 사람들은 마음이 새까맣게 타서 이미 재가 되어 버렸을 것이다.

봄꽃 만발한 학기 초 하교 길에서 중학교 1학년 최승우는 빵을 훔쳤다고 누명 씌우며 협박한 경찰에게 납치당해 형제복지원에 수년 간 감금되었다. 매일 낮에는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숨 막힘 속에서 강제노역과 구타를 당했고, 구역질나는 음식을 삼켜야 했다. 매일 밤에는 무방비 상태에서 죽임에 가까운 무자비한 침범을 감내해야 했다. 살려달라는 외침에 응답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집에 보내달라는 애원에 돌아온 것은 폭력이었다.

사람이 스스로를 사육장 속 짐승처럼 느끼게 만드는 잔혹 속에 그는 방치 당했다. 처음에는 매일 밤 어둠 속에 몸 뉘이면서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스스로 신체와 정신을 포기한 상태가 되었다고 증언했다.

누군가의 죽음은 아무렇지 않게 묵인된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최승우씨는 하루하루 병환과 싸우시는 아버지가 계신 집에 아직도 돌아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사회가 힘없는 사람의 죽음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기가 맡은 역할을 다하면 아름다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라는 아주 작은 희망 한 줌 들고 차가운 지붕 위로 올라갔다. 지금 춥고 비좁은 엘리베이터 탑 안에서 쇠약해진 몸을 뉘일 때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수 십 년 전 트라우마가 재연되는 사회는 여전히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온전치 못한 사회이다. 우리는 이런 사회에서 가장 힘이 없는 사람은 무엇을 겪어야만 하는지 알게 되었다. 결국 이 사회는 그 죽음이 아무렇지 않게 묵인되는 가벼운 목숨과 무거운 목숨이 따로 존재하는 사회로 끝나려는 것인가.

고통에 침묵하고 사람을 죽게 내버려 두는 사회에서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최승우씨가 행복해야 누구든 행복할 수 있다.

수 만 명의 최승우, 한종선이 현재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법’을 기다리고 있다.

최승우, 한종선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라!

 

2019년 11월 11일

트라우마치유센터 사람마음, 그리고 26개 단체, 808명의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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