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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기가 어디있노. 우짤기고 내돈 !"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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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0  13: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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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기가 어디 있노. 우짤끼고 내 돈!"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외손주 봐주고 월 100만원씩 받아 10년 넘게 적금 부었던 돈이에요. 1억 넣었는데 8000만원 잃고 지난달에 2000만원 겨우 찾았어요. 숨이 안 쉬어집니다."

"평생 하루 14시간씩 남의 집 가사일 해서 9000만원 겨우 모았더니, 은행원이 어디서 1000만원만 좀 빌려오래요. 딸 적금 깨서 1억 맞췄어요. 예금보다 안전한데 이자만 두 배 준다더니 이런 사기가 어디 있노. 우짤끼고, 내 돈!"

19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 2015년 5월 지점 오픈 이래 가장 많은 손님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돈 맡기러 온 사람이 아니라, 돈 잃고 항의하러 온 30여 명의 성난 고객이었다. 이 지점에선 지난 3월 40명에게 독일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을 팔았다. 전국 지점 중 가장 많이 판 곳이다.

1인당 최소 1억원씩, 총 70억원을 맡겼는데 19일 만기를 맞은 이들의 투자원금은 많아야 28억원(손실률 60%)으로 쪼그라들었다. 통장 정리를 마친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울음을 터뜨렸다. "PB(프라이빗뱅커) 잡아와라" "돈 물어내라"는 고함이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다. 은행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직원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가입자들 은행·금감원 몰려갔다

세계 경기 침체로 몇 달 새 주요 국가의 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 위기에 몰린 DLS가 첫 만기일을 맞았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독일국채 10년물 연계 상품에 투자했던 사람들의 통장에는 원금의 60%를 뗀 40%만 입금됐다. 국채 금리가 무섭게 떨어져 손실률이 90%가 넘었던 지난달 공포에 질려 서둘러 환매한 사람들은 한 번 더 분통이 터지게 됐다.

환매 이후 국채 금리가 회복돼 손실률이 60%로 줄었기 때문이다. 손주 봐주고 딸한테 받은 돈을 모아 무슨 상품인지도 잘 모르고 투자했던 조모(63·여)씨, 김모(68·여)씨 등도 이 경우다. 김씨는 "나는 예금, 적금밖에 모르던 사람이다. 파생상품이 뭔지도 모른다. 은행원이 절대 안전하니 안심하라면서 만기 때 찾으러 오라더니 이렇게 됐다. 남편 자식도 없이 혼자 사는 나한테는 노후자금의 전부인데 90%를 잃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최근 문제가 된 금리연계 DLS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는 3654명, 이들이 투자한 돈은 7326억원이다(8월 7일 기준). 법인까지 더하면 총 8224억원이다. 대부분 만기가 6개월 또는 1년짜리인 상품으로, 19일부터 만기가 시작돼 내년 초 만기물량이 가장 많다.

최소 투자금액 1억원 이상인 사모(私募) 상품이어서 상당수 가입자는 여윳돈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이날 은행에 몰려든 이들처럼 평생 모은 전 재산, 노후자금을 몽땅 털어 넣은 서민도 꽤 있다. 이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단일 지점으론 가입자가 가장 많은 우리은행 위례지점을 항의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여의도 금감원을 찾아가 피해 구제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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