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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권유, 독일 국채펀드가입 40명 투자원금 70억 날라갈 판...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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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8  08: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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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권유, 독일 국채펀드가입 40명. 투자원금 70억 날라갈 판....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위례신도시에 사는 50대 여성 A 씨. 타임머신이 있다면 2019년 3월 26일, 바로 전날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다. 3월 26일은 A 씨가 독일 국채 연계 파생상품에 전 재산을 맡긴 날이다.

A 씨는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해 하루 14시간 동안 가정도우미로 일해 한 달 2백만 원 정도를 벌고있다. 그렇게 30년간 일해서 모은 돈이 9천만 원이었다.

그 돈은 은행에 잠깐 맡겨뒀다가 전세대출금을 갚거나, 자녀 결혼 자금으로 쓸 계획이었다.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 부지점장은 독일 국채 펀드를 권했다.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로 손실이 없고, 6개월만 지나면 월급보다 많은 2백30만 원의 이자가 생긴다고 했다.


해당 상품의 최소투자금액 1억 원. A 씨는 가입 대상이 아니었지만, 부지점장은 '어디서 천만 원만 모을 수 없느냐, 선착순'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딸 적금 등을 끌어모아 1억 원 맡겼는데 비극의 시작이었다. 두 달 정도 지난 5월 중순, 원금이 2,000만 원 넘게 줄었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졌고, 8월 초에는 투자원금이 반 토막이 났다.


내일(19일) 만기를 앞둔 가운데 확정된 손실률은 60.1%이다. 1억 원 중에서 4천만 원 정도 돌려받을 수 있단 얘기다.

평범한 40대 주부인 피해자 B 씨. 지난 5월 말 주택담보 대출금 2억 원을 갚으러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을 찾았다.

부지점장은 마찬가지로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 손해는 안본다며 대출금부터 갚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말까지 했다.


원금 보장에 이자까지 받을 생각에 다이어리에 만기 날짜까지 적어놓았다는 B 씨. 하지만 지난달 부지점장의 연락을 받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피해자 중에는 3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80대 할머니도 있다. 작고한 할아버지가 남긴 연금을 모은 돈 1억천만 원을 날릴 위기다.


해당 상품은 독일 국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결합증권(ELS)에 투자한 사모펀드다. 독일 국채 금리가 투자자가 정한 기준, -0.25% 이상만 유지되면 연이율 4% 수익이 생긴다.

이 기준보다 못 미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기준보다 0.4%포인트 이상 떨어지면 투자 원금을 전부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대부분 독일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인 줄 알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은 몰랐다고 말한다.


부지점장 김 모 씨 소개로 독일 국채 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40명. 투자 원금은 70억 원에 달한다. 판매 잔액이 1,266억 원인데, 이 중 5.5%가 한 지점,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셈이다.


피해자들을 놀라게 한 게 또 있었다. 가입 당시 부지점장이 동그라미 친 곳에 사인만 했을 뿐인데, 투자자 성향 평가서를 보면 95점, 1등급인 공격투자형으로 돼 있다.

독일 국채 펀드는 초고위험상품으로 투자성향이 1등급이 아니면 가입할 수 없는 상품이다. 피해자들은 은행이 상품 가입을 위해 임의대로 투자자 성향을 높였다고 주장한다.


부지점장 김 모 씨는 두 달 전 승진해 서울의 한 영업점에 근무 중인 상황.  피해자 한 명이 김 씨에게 전화로 따로 만나고 싶단 의사를 밝혔다. 처음엔 오후 늦게나 시간이 된다고 하던 김 씨, 잠시 후 지금 우리은행 연수원 건물로 오면 만나겠단 메시지를 보냈다.

 김 씨에게 "왜 그런 초고위험 상품을 무리하게 팔았느냐"고 묻자,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며 본사 자료를 보고 팔았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 내부 교육자료를 보면, 과거 데이터로 평가한 결과 만기상환 확률은 100%, 원금손실 가능성은 0%라고 돼 있다. 사실상 은행 본사가 초고위험 상품을 안전하다고 설명하라 한 셈이다.

손실 발생 초기에 중도해지를 권하지도 못한 이유도 본사 전망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무리한 판매는 실적 경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내년 2월 연임을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펀드 수수료 같은 비이자 수익을 강조하며 성과주의 경영 전략을 펼쳐왔다.

실제,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 1,790억 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비이자 수익이 5천억 원으로 국민은행과 함께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다.

결국 성과주의를 앞세운 은행의 무리한 영업 방침과 영업점의 무책임한 투자 권유가 은행만 믿은 투자자들에게 비극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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