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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공화국을 다루었던 영화 '더킹'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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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4  09: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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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공화국을 다루었던 영화 '더킹'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검찰은 그야말로 무소불위다. 이런 검찰권력이 정치권력과 만나면 엄청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그런데 뒤끝은 늘 좋지 않다. 한재림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조인성, 정우성이 출연한 2017년작 <더 킹>은 검찰 권력의 속살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영화의 완성도 면에서 볼 때,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는 주인공 박태수 검사(조인성)의 회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런데 회상이 흡사 해설 같아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조승우,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내부자들>처럼 오로지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관객을 계몽하는 듯 한 마지막 대사도 불편하다. 그럼에도 영화의 가치는 쉽사리 폄하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검찰권력의 작동방식을 제대로 보여준다. 검찰이 공론의 장으로 나올 때 마다 '검찰공화국'이란 오명이 함께 따라 나온다. 그런데 의외로, 왜 이 나라가 검찰공화국인지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이런 이들에게 이 영화 <더 킹>은 검찰공화국 해설서다. 주인공 박태수는 호남 출신이고, 아버지는 건달이다. 박 검사도 고교시절엔 아버지의 길을 따르는 듯 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검사에게 두들겨 맞는 장면을 목격하고 검사가 되기로 마음 먹는다. 그 장면에서 박태수가 내뱉는 대사는 꽤 의미심장하다. "아버지를 때리고 있는 놈은 검사다. 사람을 감옥에 넣고 심지어 무기징역, 사형을 내릴 수 있는 권력이다. 진짜 권력이다." 그러나 모든 검사가 다 권력은 아니다. 박태수도 우여곡절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가 됐지만, 서류 들여다보는 게 일이다. 박태수는 자조 섞인 어조로 "공무원이 그렇듯 99%가 노가다다"라고 되뇌인다. 그런 박태수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여학생을 성추행한 체육교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진짜 실세인 한강식 부장검사(정우성)를 만난 것이다. 한 부장의 직속부하인 양동철 검사(배성우)는 사건을 덮으라고 회유하고, 그 대가로 전략 3부로 올 것을 제의한다. 박태수는 잠시 혼란에 빠진다. 그러다 한 부장 라인을 타기로 결정한다. 이후 박태수는 승승장구한다. 한 부장이 지휘하는 전략3부는 기획수사 부서다. 누군가를 타겟으로 정하고, 첩보를 수집하고,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하면 터뜨리는 게 이 부서의 일이다. 전략3부의 캐비넷엔 대한민국을 뒤흔들 사건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이 부서 소속 검사는 켜켜이 쌓인 사건을 주무르며 승승장구한다. 검사장을 거쳐 검찰총장,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타고 올라가고, 옷 벗고 나오면 전관예우를 받는 대형로펌 변호사 자리가 기다리고 있다. 요약하면 전략3부는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셈이다. 그러나 검찰공화국의 화룡점정은 정치권력이다. 정치권력의 변화에 따라 검찰공화국의 내부권력구조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정권 교체기엔 한껏 몸을 낮춘다. 영화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교체기 당시 검찰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영화가 그리는 노무현 대통령 집권을 바라보는 검찰 내 분위기는 보는 이에게 공포감마저 들게 만든다. 한강식 부장과 그 라인들은 드러내놓고 노무현 낙선을 위한 공작을 벌인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이 집권하자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다. 간부로 보이는 어느 검사는 노 대통령의 고졸 학력을 들먹이며 적의를 드러내기까지 한다. 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추진하다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에 부딪혔고,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볼 때 실로 끔찍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영화 '더 킹'은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을 이해하게 해주는 친절한 참고서 같은 영화다. 이 영화는 현 정국을 읽는데도 훌륭한 참고서 역할을 한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싸고 이 나라는 한 달 가까이 들썩였다. 그리고 갑론을박의 마침표는 검찰이 찍었다. 검찰은 8월 27일과 9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조 후보자 의혹의 진원지 모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6일엔 인사청문회 종료 1시간을 앞두고 조 후보자 부인을 기소했다. 이 같은 검찰의 행태는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이 등장한 시점이나 조 후보자 부인 기소 시점 등 정황상 검찰의 행태가 비검찰 출신 법학자이자 검찰개혁을 주창해온 조 후보자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좌절시키기 위한 정치적 행동으로 보인다는 게 주된 비판이다. 검찰 조직의 생리상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렇지 않고선 검찰만 알고 있을법한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오거나 인사청문회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서 조 후보자 부인을 기소 한 행위가 잘 설명되지 않는다. 이미 우리 사회는 정치검찰로 인해 아까운 정치인을 잃었다. 하지만 검찰조직의 행태가 일정 수준 드러났고, 이는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다시 영화 <더 킹>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 마지막에서 박태수 검사는 검찰조직의 수법(?)을 야바위에 비유하면서 이렇게 충고한다. "언제 속임수에 당할지 정신 차려야 한다. 아니면 백발백중 당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리고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무소불위 검찰에 속수무책으로 계속 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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