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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찰 놓고 국정원-시민단체 합법성 여부 대립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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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2  23: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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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사찰 놓고 국정원-시민단체 합법성 여부 대립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발견돼 합법적인 ‘내사’를 벌였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들은 방법, 기간, 대상 등에 제한이 없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수사’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경제적 곤란을 겪던 김모씨는 2014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국정원 정보원으로 일하며 매달 기본급 200만원과 성과급 수십만원을 받았다고 최근 경향신문에 밝혔다. 국정원은 경향신문에 보낸 입장문에서 내사를 담당한 부서가 ‘대공수사부서’이며 ‘국내정보 수집부서’가 아니라고 했다. 감시 대상이 된 통일경제포럼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정황이 포착돼 실시한 합법 내사였다고도 했다. ‘내사’란 임의로 범죄사실을 조사하는 것으로 ‘수사’의 전 단계다. 영장 신청 등 범죄 혐의 포착 사실을 외부적으로 표시하면 ‘수사’가 시작된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참여한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이를 “정보기관이 가진 수사권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라고 본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5년에 걸친 내사는 사실상 수사이며 부적절한 관행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국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할 때 수년간 내사 단계를 거친 뒤 수사로 전환하는 것이 관행이었다고 했다. 내사 단계에서는 법원이나 검찰 등 외부의 통제 없이 자유롭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은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은 “광범위한 대상으로부터 자료 수집을 한 무한정한 내사는 사실상 수사권 행사에 가깝다”며 “수사에 착수하면 법원의 통제를 받아야 하니 내사라는 부적절한 방식을 택해 공안사건을 기획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제보자가 스스로 나서 협조했다며 자발성을 강조한다. 국정원은 2007년 1월 김씨가 안보상담센터에 자신이 ‘북한 주체사상 추종 단체 조직원’이라면서 한 단체를 신고했다고 했다. 증거 확보가 어려워 2013년 내사를 중지했지만 혐의 정황이 추가 포착돼 2014년 10월 김씨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2015년 4월 김씨가 협력 의사를 표명해 다시 내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김씨가 ‘사찰 대상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본인이 직접 제보했다고 했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경제적 곤란에 빠진 사람을 돈으로 회유하는 국정원의 수법으로는 정보원의 자발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다. 김씨가 국정원에 경제적으로 종속돼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김씨가 경향신문에 전한 녹음파일 20여개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그에게 “생활비를 어느 정도 해결해주겠다. 그만두지 말라”며 만류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국정원의 내사 행위는 합법이라 하더라도 과정은 불법일 수 있다. 김씨는 국정원 직원이 자신에게 통일경제포럼 사무실의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빼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국정원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술서를 쓴 날에는 함께 성매매를 했다고도 한다. 자신이 시민단체 대표와 함께 살도록 서울 동작구에 자취방을 얻어주고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촬영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지훈 민변 변호사는 “법원의 감청영장을 받은 수사는 범위가 한정돼 있지만 국정원의 이번 내사는 민간인을 돈으로 매수해 다른 민간인 수십명의 일상, 행사, 회의 등을 마구 녹음한 것으로 불법적인 정보 취득의 연속이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김씨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해당 국정원 직원들에게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형법상 절도교사·배임, 성매매처벌법상 성매매 알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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