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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아파트 500년, 한국은 고작 80년 수명, 왜?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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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8  08: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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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아파트 500년, 한국은 고작 80년 수명, 왜?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한국 아파트는 지은 지 수십 년 지나면 재건축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예멘에 가면 무려 500년 가까이 된 아파트 단지를 볼 수 있다.

26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예멘 도시 시밤(Shibam)은 ‘여러 층 건축물을 토대로 한 도시 중 가장 오래되고 우수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돼 있다. 1530년대에 지어진 5~8층 아파트 500여 동에는 지금도 7000명가량이 살고 있다. 시밤의 별칭은 ‘사막의 맨해튼’이다.

수년 전 시밤에 다녀온 여행작가 강주미씨는 “진흙에 지푸라기를 섞어 말려 벽돌처럼 만든 ‘어도비(Adobe)’로 집을 지었다”며 “그 옛날에 5층 이상 높이로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밝혔다.

또 강씨는 “건물은 주민들 손에 의해 계속 가꿔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시밤의 아파트들이 오래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은 ‘건설 과정에서 좋은 자재를 쓰고 건설 후 유지관리를 잘해준 덕분’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의문점은 ‘우리나라 아파트는 진흙 벽돌보다 더 튼튼하다는 철근·콘크리트로 짓고 유지·관리도 더욱 잘되는데 왜 수명은 30년가량에 그치는가’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우리 아파트도 의지만 있다면 예멘 시밤처럼 500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첫 500세 아파트’ 탄생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충정아파트는 일본강점기인 1937년에 지어졌다. 나이가 80세를 넘은 것이다. 충정아파트는 한때 재건축이 추진됐지만, 주민 간에 내홍으로 불발됐다. 현재 서울시는 충정아파트를 문화시설로 보존하려고 한다.

전반적인 한국 아파트의 수명은 평균 30~40년 정도에 그친다. 한용섭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은 “한국은 시장 논리에 의해 건물을 일찍 부수고 다시 짓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빨리 재건축을 할수록 건설사가 매출을 올리고 거주자들의 부동산 가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기 부양 수단으로 건축을 이용해온 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자원 낭비나 전통 단절 등의 부작용은 가려졌다.

물론 아파트를 한 번 짓고 500년까지 쓰라고 강제할 일은 아니다. 구조적으로는 튼튼할지라도, 다른 측면에서 생활 만족도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설비 노후화 문제다. 녹물 나오고, 하수도 막히고, 엘리베이터가 먹통이 된다면 설비 교체를 위해 리모델링을 하거나 심하면 재건축을 해야 할 수 있다.

만성적인 주차난에 시달리거나 소방차가 들어오기 어렵게 설계된 아파트 역시 무너질 위험은 없어도 재건축 필요성이 있다. 극히 일부지만 부실 공사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1970년 서울 마포구에선 지은 지 1년도 채 안 된 와우아파트가 붕괴해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철근 70개를 넣어야 할 기둥에 5개의 철근만 넣는 등 부실 공사를 한 탓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해도 한국은 해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빨리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다는 평가다. 100년은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구권 국가의 아파트 평균 수명은 100년가량에 달한다. 영국은 140년을 넘는다고 한다.

이웅종 한국콘크리트학회 공학연구소 연구원(공학 박사)은 “한국인은 유럽 등 해외 국가보다 주생활 트렌드가 급격히 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 또한 건축물의 수명을 단축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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