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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당국-경찰, 수수방관 탓에 山 1개 소유자가 300명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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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4  08: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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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당국-경찰, 수수방관 탓에 山 1개 소유자가 300명
   
소유자 300명인 세종시 야산 지적도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저 산은 2004년 필지를 나눠 소유한 사람만 300여명인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발은커녕 재산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어요" 23일 세종시 장군면 은용리에서 만난 A 씨는 "면 지역 임야(산)를 물건으로 한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인이 세종시 임야를 여러 건 샀다는 말에 꼬불꼬불한 농로를 10분 남짓 운전해 현장에 도착한 A 씨. 기획부동산을 사들인 것은 아닌지 살피려 등기부등본과 지적도를 뽑아 확인한 A 씨는 깜짝 놀랐다.

그는 야산을 수백개 작은 사각형 모양으로 쪼개 놓은 지적도를 보여주며 "소유주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개발하겠냐"며 혀를 찼다.

건설업계에 종사 중인 A 씨는 인근 야산을 가리키며 "주민에게 물어보니 산 아래 논이 3.3㎡당 25만∼30만원에, 비닐하우스 대지가 35만원에 거래된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고압선 철탑이 있는 산 정상부를 27만9천원에 팔고 사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땅을 산 A 씨 지인은 "부동산업체 대표가 전 소유주에게 명의를 이전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지분을 팔았다"며 "나와 계약할 때는 업체 대표가 변경됐음에도 전 대표 명의로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렇게 정부세종청사가 입주한 세종시 주변 지역에서 각종 개발 호재 등을 미끼로 야산을 수백 필지로 쪼개거나 지분을 나눠 분양하는 기획부동산이 활개 치고 있다.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금남면과 장군면을 거쳐 연서면, 전의면 등 세종시 외곽으로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이들은 시중 은행 것과 비슷한 로고와 은행 이름이 포함된 OO토지정보, OO경매 등 이름을 쓰면서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다.

한 업체가 거래한 전의면 달전리 임야 등기부 등본을 보면 업체는 9만9천471㎡를 13억8천410만원에 사들였다. 공시지가가 3.3㎡당 7천400원에 불과한 땅을 평균 4만6천원에 사들인 뒤 투자자들에게는 19만9천원에 분양했다.

이 땅을 분양받은 B 씨는 "인근에 골프장과 산업단지가 들어서기 때문에 이곳도 곧 개발된다고 했다"며 "앞으로 막대한 개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투자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등기부등본상 지분을 공유한 투자자만 300여명이다.

B 씨는 연서면 청라리 야산도 3.3㎡당 12만 9천원에 샀다. 등기부 등본에는 117명이 지분을 공유한 것으로 나온다. 업체들은 세종뿐 아니라 경기 과천·파주·성남·오산 등 수도권 물건도 B 씨에게 소개했다.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의 야산은 7월 현재 지분을 공유한 투자자만 3천900여명이 넘는다. 온라인 등기소에 회원 가입한 뒤 지번만 치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전문 변호사 등의 자문에 따라 영업을 하기 때문에 행정당국이나 경찰 단속이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수년 전 금남면 야산에 대한 지분 쪼개기가 성행할 때 경찰이 수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행정당국과 경찰이 수수방관하는 사이 전국적으로 피해자만 늘어나는 모양새다. 만에 하나 개발 기회가 오더라도 토지주가 수백명에 이르다 보니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도 없다.

한 공인중개사는 "기획부동산은 모든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야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재산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며 "자식 때라도 투자이익을 환수할 것이라는 기대는 그야말로 망상"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시도 지난해 11월 지분 쪼개기 토지거래로 인한 재산상 피해를 경고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공유지분 토지(임야)는 토지공유자 전원 동의를 거쳐 '토지분할 제한 규정'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따른다"며 "토지거래를 할 때는 토지 이용 계획 확인서, 토지(임야) 대장 및 등기 사항 전부 증명서(옛 등기부 등본) 등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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