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 정치
의원들 사진-이름 넣은 현수막, 그 정체는?
류재복 기자  |  yjb0802@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07  16:23:2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의원들 사진-이름 넣은 현수막, 그 정체는?

   
 

[코리아데일리=류재복 대기자] 7일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 사거리에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과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의 현수막이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 걸려있었다. 박성중 의원의 현수막은 남부터미널 방면에, 박경미 의원의 현수막은 그 맞은편 롯데리아 앞에 자리했다. 박성중 의원 현수막은 '2019년 상반기 서초구 학교 예산 106.9억원 확정 축하'라는, 박경미 의원은 '서초구 학교, 서울시 추경 39.9억원 확정 축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지역(서울 서초을) 현역 의원은 박성중 의원이다. 서초구청장 출신인 박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때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강석훈 전 의원을 제치고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대학 교수 출신인 박경미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됐다. 박 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민주당 서초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터다지기에 나섰다. 그런 박 의원은 지난 5월에도 남부터미널역에 '축! 지하철 출입구 승강편의시설, 남부터미널역 캐노피 3억원 확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서초는 서울의 '보수 벨트'로 불리는 이른바 '강남3구(서울 서초·강남·송파)' 중에서도 한국당의 핵심 전략 지역이다. 작년 6월 지방선거 때 서울25개 구청장 중 유일하게 한국당 후보(조은희 구청장)가 당선된 곳이다. 그런 서초 지역 선거구를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 두 현역 의원이 현수막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21대 총선을 9개월 앞두고 정치인들이 앞다퉈 길거리에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현역 지역구 의원은 물론이고, 지역구 출마로 재선을 노리는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나 원외 지역·당협위원장 등 현역 의원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들도 가세했다. 현수막에 얼굴 사진을 담고 지역 민원 해결을 홍보하는 내용이 단골 소재다.

경기 화성갑 선거구엔 최근 민주당 비례대표 송옥주 의원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현수막이 다수 걸려 있다. 동탄신도시 상가 앞에는 ‘화산동이 더 좋아집니다. 축 황계동 도시재생뉴딜사업 45억’ '미세먼지 걱정없는 교실. 유치원 초중고 공기청정기 측정기 의무화'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지난 19일 민주당 화성갑 지역위원장에 임명되자마자 입법 활동 성과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고 얼굴 알리기에 나선 것이다. 화성갑은 현역 최다선 의원인 8선의 서청원(무소속) 의원 지역구다. 서 의원은 19대 국회 때 이곳에서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20대 총선 때 재선을 했다. 이 지역은 구도심과 농촌지역이 섞여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남양뉴타운 개발로 젊은층이 유입돼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이다. 현역 의원뿐 아니라 정치 신인도 거리 현수막을 활용하고 있다. 현역 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원외 당협위원장 등 정치 신인들은 일단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한데, 얼굴·이름 알리기용으로 현수막 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역 유권자들이 매일 출·퇴근 길에 무심코 마주치는 길거리 현수막의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고 한다. 여권의 실력자들도 현수막 걸기에 나서고 있다. 선거 판세가 접전 양상으로 치러지는 수도권이나 당세(黨勢)가 불리한 지역 의원들이다. 경기 고양정 현역 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지역구 안에 있는 정발산역 앞에 '6월 30일 GTX첫삽 23년만에 완공'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붙였다. 지난 총선 때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역구인 신매동 일대에 정책 성과를 알리는 다양한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특히 비용 측면에서 현수막은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현수막 한 개를 붙이는 데는 약 10만원이 든다. 부가세를 포함해 제작비가 9만원 정도 들고 길거리에 거는 데 드는 인건비는 1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 선거구에서 동마다 하나씩 붙인다고 계산하면 100만원 정도 드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정치자금에서 현역 의원이 밀리는 정치 신인 입장에선 현수막이 비용도 싸고 효과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다만 현수막에 지역위원장의 이름을 표시하고 당의 정책 성과를 홍보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을 위반 소지가 있다. 특히 '예산 확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안 된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현수막에 '예산 확보'라는 문구는 써서는 안 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의원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관여해 예산을 '확보' 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정치인들의 현수막에 '예산 확보' 대신 '예산 확정'이라고 쓰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현수막에 앞다퉈 지역 사업이나 예산 배정을 자기 성과처럼 홍보하면서 유권자 입장에선 내용의 진위(眞僞)를 알기 어려운 점도 문제"라고 했다.  

 

류재복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미디어케이디·코리아데일리  |  등록번호:서울 다 10506  |  등록일자:2011년12월12일  |  사장·발행인 겸 편집인 : 박인환
대기자 : 류재복  |  청소년보호 책임자:정다미  |  고문변호사:법무법인 써밋 (박장수 대표변호사)  |  발행일자:2011년12월 12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61-4 라이프콤비 6층  |  대표전화 (02) 6924-2400
Copyright © 2019 코리아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