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오거돈 SNS

[코리아데일리(KD) 정다미 기자] 일본 강제징용 노동자상 기습 철거를 두고 시민사회단체가 항의하고 나서자 부산시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15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로비에서 부산공무원노조,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오거돈 부산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로 향했고 이를 막아선 경찰병력과 대치해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앞서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있던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부산시가 기습적으로 행정대집행에 나서 철거했다. 해당 동상은 지난해 5월 1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던 것으로 설치 장소를 정하지 못해 임시로 설치해뒀던 것으로, 기습 철거 후 현재는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보관 중이다.

오거돈 부산 시장은 “먼저, 지난 4월 12일 진행된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대해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와 관계자분들에게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위원회의 활동은 단순히 법적·행정적 잣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시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형물 설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인근 지역에 고정 작업이 계획됨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하는 시의 의무도 불가피했다”며 “무엇보다 대집행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사고의 위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기를 전격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이 부족하였던 부분에 대해서도 거듭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공론화와 함께 ‘시기’ ‘추진 기구’ 등 2가지 원칙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최소한 5월 1일 노동절 이전까지 강제징용노동자상의 안정적 위치가 결정될 수 있는 일정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며 시일이 촉박하지만 함께 힘을 모은다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시의회 등 시민이 동의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 기관 또는 단체를 위원회에서 지정해주실 것을 제안드린다”며 “이후 공론화의 방식이나 내용은 온전히 기구에 위임하겠다. 공론화과정을 통해 시민적 공감대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하 부산시 입장.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 문제에 대한 부산시의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지난 4월 12일 진행된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대해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와 관계자분들에게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위원회의 활동은 단순히 법적.행정적 잣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형물 설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인근 지역에 고정작업이 계획됨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하는 시의 의무도 불가피했습니다. 무엇보다 대집행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사고의 위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기를 전격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이 부족하였던 부분에 대해서도 거듭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수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 시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의 의미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설치 위치에 대해서는 시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를 근거로 절차에 맞게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드렸던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러한 공론화 과정을 제안드리며 아울러 이와 관련한 두 가지 원칙도 함께 제안드립니다. 첫째, 공론화과정의 시기입니다. 최소한 5월 1일 노동절 이전까지 강제징용노동자상의 안정적 위치가 결정될 수 있는 일정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시일이 촉박하지만 함께 힘을 모은다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아끼지 않겠습니다. 둘째, 공론화추진기구의 구성입니다. 시는 시의회 등 시민이 동의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 기관 또는 단체를 위원회에서 지정해주실 것을 제안드립니다. 이후 공론화의 방식이나 내용은 온전히 기구에 위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과정을 통해 분노하고 상처받은 분들께 유감의 뜻을 전하며, 제안드린 공론화과정을 통해 시민적 공감대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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