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한국인 '히딩크' 감동 실화 | 하루 1달러 짝퉁 축구화로 시작된 기적

한때 촉망 받는 축구선수였지만 지금은 사기꾼 소리를 듣는 전직스타. 이제 원광(박희순)이 인생역전의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곳은 내전의 상처로 물든 동티모르뿐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커피장사로 대박을 꿈꾸던 그는 다시 사기를 당하고. 대사관 직원 인기(고창석)는 전직스타에게 귀국을 권한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 그러나 그에겐 마지막 찬스가 찾아온다.

거친 땅에서 맨발로 공을 차는 아이들을 목격한 것! “아이들에게 축구화를 팔자!” 이 귀여운 독점사업(?)의 성공을 확신한 원광은 축구용품점을 차리고 짝퉁 축구화 살 돈도 없는 아이들과 하루 1달러씩 2개월 동안의 할부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그들의 계약은 세상에서 가장 지키기 힘든 약속이 되고 만다. 축구팀의 일원이 되고 싶었던 아이들은 열심히 돈을 벌지만, 하루 1달러는 너무 큰 돈이었던 것. 1달러 대신, 닭 한 마리가 오가던 끝에 결국 아이들의 원망만 가득한 축구화는 반납되고 원광은 가게를 접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무슨 미련이 남아있었던 걸까? 축구는 그만두고 싶었던 원광이 아이들 때문에, 이번만큼은 끝을 보고 싶어졌다.

▲ 영화 맨발의 꿈 스틸 컷

정말 말도 안 되는 축구팀을 결성하기로 한 것! 내전 때문에 생긴 어른들의 상처를 이어 받은 소년들은 서로 패스조차 하지 않았다. 키 작은 소년의 여동생은 오빠도 축구팀에 넣어 달라며 원광에게 로비(?)를 한다. 그러나 누가 그래? 꿈도 꾸지 말라고! 돈 없으면 축구도 하지 말라고! 운동장에 서면 미국 애들이나 일본 애들이나 다 똑같단 말이다! 그리고, 이제 세상의 끝에서 믿지 못할 그들의 시합이 시작되는데...영화 줄거리 & 결말

2002년 5월 20일, 21세기 첫 독립국이 된 동티모르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불모의 땅이다. 식량 부족, 내전, 아직도 불안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는 열악한 환경의 동티모르. 사전 조사부터 난관이었다. 끊임 없는 더위와의 사투, 영화의 주축이 되는 아이들 캐스팅부터 로케이션 헌팅,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그들의 문화와 부딪히고 때론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며 동티모르 촬영을 강행한 <맨발의 꿈> 제작진들.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도 분명 비슷한 배경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온갖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동티모르를 고집했다. 기적이 일어난 땅의 숨소리와 햇빛, 동티모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까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치열한 촬영의 기록이 공개되면서 무한 감동을 주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한 켤레 신발이 꿈인 맨발의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짝퉁 나이키 축구화를 팔려는 한 때 잘나가던 축구스타이다. 아이들에게 돈이 있을 리 없으니 스포츠용품점을 낸 원광이 낸 아이디어가 바로 하루 1달러씩 2개월에 걸친 할부계약! 아이들은 하루 1달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장골목을 달린다.

땀에 젖은 아이들의 코 묻은 1달러를 거둬야 하는 원광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뿐만 아니다. 내전을 겪는 와중에 서로의 원수가 된 집안의 아이들은 패스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의 계약은 세상 가장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 되는데... 그러나 세상 가장 엉터리 축구팀에게 무엇이 있었길래 1년도 안 되어 국제대회 전승우승의 기적을 만들었던 것일까?

2001년, 운동화 하나를 놓고 벌이는 두 남매의 달리기를 보여준 <천국의 아이들>. 2008년 아줌마파워를 그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009년 하늘을 나는 꿈을 펼쳐 보인 <국가대표> 그리고 2010년 하루 1달러의 계약이 부른 기적의 드라마 <맨발의 꿈>이다.

[                                                                                                     정은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