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 출렁다리’ 절경이 빗은 세월의 천하일경

[강유미 기자]

서울과 수도권에서 불과 한 두시간 정도의 거리이니 누구라도 한번 가서 출렁 다리도 건너보고 운계폭포와 감악산 전망대를 올라보면 가을맞이 하루 여행으로 좋겠다는 추천이 줄을 이으면서 감악산 출렁다리가 21일 화제다.

가는 세월에 나는 뒤에 남고 세월만 보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만 그것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가! 차라리 세월에 끼어들어 바둑에서처럼 세월에 선수(先手)를 치고 나가는 것이 맘이 편하고 속 시원한 처세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오늘 마누라와 함께 가는 여름을 배웅하고 오는 가을을 맞이하는 기념 이벤트를 감악산 출렁 다리를 돌아보며 하고 있다.

 

세월의 흐름도 빠르고 시시각각 금수강산도 변해간다. 오늘 경기 오악(五岳) 중에 하나인 감악산(甘岳山)은 그 나름대로 청하일경이다.

등산할 때는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이었는데 오늘 다시 찾아가 보니 여러 가지로 변화가 많았다. 느닷없는 출렁 다리가 생겼고 출렁 다리를 건너면 전에 없던 인공폭포( 운계폭포)가 나온다. 그리고 법륜사를 지나면 감악산 전망대가 숲 속에 높이 세워져 있어 속속들이 개발바람이 들어와 차지하고 있었다. 예전처럼 순수한 자연은 더 이상 찾아볼 수없고 보존되어 있지도 않았다.

거기다 지금 감악산 주변으로 대규모 도로공사가 진행되여 여기저기 터널이 뚫리고 교각이 세워져 인공구조물의 어수선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감악산 출렁 다리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물밀듯이 밀려오니 해당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개발사업으로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이 월요일인데도 제1.2 주차장은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만 원을 이루어 등산로가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동안 매스컴에서 여러 차례 선전을 한 효과가 나타난 것인가 보다. 요즘은 마이카 시대인데다가 전국적으로 도로가 잘 정비되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방방곡곡을 쉽게 갈 수 있는 세상,선전만 하면 인파가 몰려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파주 적성이면 휴전선이 코앞이다. 감악산은 개성의 송악산, 서울의 관악산, 가평의 운악산, 그리고 화악산과 더불어 예로부터 경기 오악(京畿五岳)의 하나로 산세가 험하고 가파른 바위산이다. 정상 부근에 바위 구멍이 있는데 이 구멍에는 설인귀와 관련된 전설이 있는 것으로 기억된다.

간간이 비가 내려 그렇게 덮지는 않았지만 샌들 슬리퍼만 신고 나선 길에 느닷없이 출렁 다리를 건너고 가파른 경사를 오르며 운계폭포와 감악산 전망대를 왕복하는 것은 그야말로 젊은 군대 시절 유격훈련을 받는 것과 같았다. 출발 전에 미리 알았다면 등산화를 신고 그 밖의 등산 차비를 단단히 하고 오는 건데 하는 후회를 하였다. 점심시간이 한참이나 지나도록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내리자니 심한 허기가 밀려오는데, 다행히 법륜사에서 파는 비빔밥이 있어 크게 등산객들은 배고픈 위기를 모면하게해준다.

감악산 출렁 다리는 알래스카 여행을 간 친구가 돌아오면 함께 가기로 하였는데, 나와 마누라는 올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하는 송별 및 환영 이벤트를 겸해서 오늘 미리 답사를 한 것이다. 시간이 가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집안에서만 본다면 실감이 나지 않지만 자연 속으로 들어가 직접 몸으로 확인하면 그 감동이 몇 배로 깊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는 도중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해방과 더불어 민족의 지도자로 추앙받은 "조소앙 기념관"에도 들러보았다. 감악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해발 670m), 그 안에 동두천과 연천 그리고 파주 적성을 두루 걸치고 있는 지역의 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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