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뉴시스

[코리아데일리=채민지 기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대형 국립박물관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이 거의 전소되고, 2000만점에 달하는 유물 상당수가 소실됐다.

AFP통신은 오늘 4일(현지시간) 이번 대화재로 1만 2천년전 인간 두개골인 '루지아'가 소실됐다고보도했다. 

루지아 유골이 불에 타 사라지면서, 이제 루지아는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두개골을 기반으로 복원해낸 얼굴 모형으로만 남게 됐다.

'루지아'는 2000만 점에 달하는 박물관의 소장품들 중 얼굴 격인 유물로,  '최초의 브라질인'이란 애칭으로 불려왔는데, 이 여성 유골은 브라질 동남부 미나스제나이스주 벨루오리존치 외곽에서 지난 1975년에 발굴됐다.

이후 약 20년 간 보관돼 있다가 1990년대 중반에야 과학자들에 의해 미주 대륙에서 가장 오래 된 화석으로 판명, 학계에서는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320만년 된 유명한 유골 '루시'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여성유골에 '루지아'란 이름을 붙여줬다. 
  
국립역사예술유산위원회의 카티아 보게아 위원장은 지난 3일 현지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 파울루에 "루지아가 불에 타 죽었다"고 밝혔고, 브라질 국립역사박관물관의 파울루 크나우스 관장도 "루지아의 소실은 문명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에겐 값을 따질 수 없는 것"이라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이번 불로 해당 박물관 건물 전체가 시뻘건 화염에 휩싸이며 사고 현장에는 80명에 달하는 소방대원이 출동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진화 과정 중 박물관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소화전 2개가 작동하지 않아 초반 진화작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다행히 인근 호수에서 물을 끌어와 진화 작업을 벌인 끝에 자정 무렵 불길이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박물관 노후에 다른 누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해당 박물관은 노후화가 진행돼 관련 공사 필요성이 그 동안 지적돼 왔으나,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예산 삭감으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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