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연합뉴스

[코리아데일리=채민지 기자] 오늘 1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세부 섬에 있는 만다웨에서 연설하던 도중 “다바오 시에서 강간 사건이 많다고들 한다. 아름다운 여성이 많이 존재하는 한 강간 사건은 벌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논란이 된 이번 발언은 그가 시장으로 재직하던 남부 다바오시에서 범죄를 뿌리뽑았다고 주장을 펴는 과정에서 나왔는데, 평소 갖가지 막말과 성적인 농담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만큼 이번에도 어김없이 높은 강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의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필리핀 대통령궁의 해리 로크 대변인은 “대통령이 농담으로 한 발언에 너무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달라”고 설명했지만 여론은 귀담아 듣지 않는 분위기다.

필리핀 여성단체인 가브리엘라는 이에 대해 “그는 최근 발언을 통해 여성의 아름다움이 강간 원인이라는 매우 위험하고 왜곡된 메시지를 던졌다”며 “무고한 사람들을 대량 학살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 여성을 비하하면서 유머를 추구하고 강간을 합법화하는 사람에게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교사와 교육계 종사 여성을 대표하는 정당인 ‘ACT 티처스 파티리스트’도 별도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해야 하며, 필리핀 정부는 성폭행 피해 여성을 위한 정의 실현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둔 유세에서 그는 1989년 다바오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을 언급하며 “수감자들은 모든 여성을 성폭행했고, 그 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며 “그녀의 얼굴을 봤을 때 나는 안타까웠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고, 나는 시장이 먼저 해야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을 비하한 발언에 대해 호주와 미국 대사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고 오히려 두테르테는 되레 “입을 닥쳐라”며 외교관계 단절까지 거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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