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야영장 예약, 영화촬영지에서 꿈같은 하룻밤

[코리아데일리 강유미 기자] 더킹투하트, 최종병기활 이런 영화들은 모두 국내 절경에서 촬영이 되었다. 계절까지 여름을 향해 줄달음치면서 날씨가 벌써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딘가 숨어들어 쉬고 싶은 때다.

진도 첨찰산은 해발 485m로 아담하지만, 그 안에 많은 보배를 품고 있다.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1809~1892)이 그림을 그리며 말년을 보낸 운림산방, 천년 고찰 쌍계사, 운림산방과 쌍계사 뒤를 넓게 두른 상록수림 등이 그것들이다.

천연기념물 107호로 지정된 쌍계사 상록수림에서는 진도군 군목 후박나무를 비롯해 종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생달나무, 붉가시나무 같은 상록수와 덩굴식물, 활엽수 등이 어우러져 한바탕 녹음 경연 중이다.

▲ 여름 야형지로 주목을 받는 절경의 입구

쌍계사에서 시작해 상록수림을 거쳐 정상을 밟은 다음 진도아리랑비 방면으로 내려오는 2~3시간 거리의 등산 코스는 빽빽한 상록수가 짙푸른 그늘을 만들어준다. 덕분에 더위가 사라지고 숲의 청량한 기운이 몸속 구석구석까지 퍼지니 한여름에도 즐기며 걸을 만하다.

영민하기로 소문난 진돗개(천연기념물 제53호)의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진도개 테마파크, 드넓은 갯벌에서 동죽과 고둥을 캐는 죽림 어촌체험 마을,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의 1597년 '명량대첩'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진도대교 아래 울돌목 물살 체험장 등 초여름 진도 여행은 흥미진진한 체험 거리로 가득하다.

끝으로 한 가지 더. 꼭 팽목항에 들러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생명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이 빨리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빌어보자.

평창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고장이다. 그중에서도 오대산(해발 1563m)은 고려 시대 '삼국유사'를 쓴 보각국사 일연(1206~1289) 스님이 ‘불법이 길이 번창할 것’이라 한 불교의 성지이면서 나무의 성지다. 오래되고 기품 있는 전나무, 자작나무, 신갈나무 등이 이 산의 여름 풍경을 더욱 깊고 묵직하게 한다.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청정 계곡을 따라 10㎞ 남짓 이어진다. 1400여 년 전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한 신라 시대 고승 자장율사(590∼658)가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적멸보궁에 모시기 위해 지나간 유서 깊은 길이다. 또한 방한암(1876~1951), 탄허(1913~1983) 등 걸출한 두 선승이 오간 구도의 길이자, 깨달음의 길이다.

그래서일까. 호젓한 숲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속세의 근심이 계곡에 씻겨 내려가는 듯하다.

백운산(해발 883m) 아래 백룡동굴에 가면 랜턴 불빛에 의지해 왕복 1500m, 1시간30분 동안 암흑 동굴을 탐험할 수 있다. 두 손 두 발로 기고, 게걸음 치면서 피아노형 종유석, 방패형 석순 등 수억 년 시간이 빚은 작품을 온몸으로 만나보자.

피로를 떠안고, 스트레스에 짓눌리는 것이 현대인의 숙명이다. 동시에 잠시라도 쉬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 것도 인지상정이다.

그럴 때 산과 계곡이 아름다운 양평군으로 떠나보자. 봉미산 자락 국립 산음자연휴양림에는 국내 최초로 조성된 치유의 숲이 자리한다.

'산(山)' 때문에 생긴 '음(陰·그늘)'이라고 해서 '산음'이라는 지명까지 붙었을 정도이니 직접 가지 않아도 숲의 규모를 가늠해 볼 만하다.

휴양림에서 휴식하고, 치유의 숲 프로그램으로 힐링하자.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숲을 거닐고, 하늘 경보기·숲 속 오감 체험·음이온 소리 명상·맨발 체험·꽃 편지 쓰기 등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이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끼게 된다. 특히 꽃 편지 쓰기를 제외한 프로그램이 모두 무료라 더욱 홀가분하다.

양평군이 운영하는 헬스투어도 있다. 청정자연에서 전문 가이드가 진행하는 지형·기후·크나이프·온열 요법횡와외기욕 등 건강과 휴식, 회복 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혈압, 스트레스 지수 등 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21세기형 건강 여행'이다.

마음을 치유했다면 이제 몸을 치유할 차례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 지천이다. 친환경농업박물관 자연요리연구소에서 연잎 밥과 다도 체험을 해보고, 양평군이 지정한 웰빙 산채 음식점 다섯 곳에서 맛 좋고 영양 넘치는 토속 요리를 즐기자.

곧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난 한적한 초여름 산길을 느릿느릿, 사뿐사뿐 걸어보자. 길은 푹신한 흙길이고, 어른 서너 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고 평탄하다. 곳곳에 쉼터와 벤치가 있어 쉬어 가기도 좋다.

영양군 일월산 자락의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이다. 이 길은 국내 대표 청정 지역인 경북 청송군에서 영양군, 봉화군, 강원 영월군을 잇는 외씨버선길(총연장 240㎞) 일부다.

숲길 탐방로는 일월면 용화리 윗대티골에서 시작하는 옛국도길(3.5㎞), 칠밭목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칠밭길(0.9㎞), 옛마을길(0.8㎞), 댓골길(1.2㎞) 등 4코스로 구성된다. 숲해설사와 함께 전부 걸을 수도 있고 원하는 대로 골라 걸어도 된다.

대티골은 28가구, 40여 명이 어울려 사는 생태 마을이다. 계곡 물을 식수로 쓸 만큼 자연환경이 오염되지 않았다. 예약하면 황토구들방에서 하룻밤 묵은 뒤 곰취, 두릅, 산마늘, 참나물, 취나물 등 각종 산나물로 차린 건강한 밥상도 맛볼 수 있다.

영양은 '문향의 고장'으로도 이름났다. 시인 조지훈(1920~1968) 생가와 문학관이 있는 주실마을, 소설가 이문열(68)이 설립한 광산문학연구소가 자리한 두들마을 등은 문학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특히 두들마을은 1670년(현종 11년)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이 탄생한 곳이다. 이 책은 146가지 음식 조리법을 수록, 조선 시대 음식 연구 지침서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이 책을 쓴 정부인 장씨(장계향)는 이문열의 집안 할머니다.

이 마을에는 그의 남편인 학자 석계 이시명(1590~1674)이 지은 석계고택, 글공부를 가르친 석천서당, 이문열이 유년 시절을 보낸 석간고택 등 각종 문화재가 있고, 고택 체험과 음식디미방 체험 프로그램 등도 운영된다.

이 밖에도 조선 시대 민가의 대표적 연못인 영양서석지, 영양분재야생화테마파크와 영양고추홍보전시관, 동굴형민물고기전시관이 모여 있는 선바위관광지, 무공해 생태 특구인 영양반딧불이생태공원과 영양반딧불이천문대 등을 연계해 여행할 수 있다.

경남 통영시 미륵산에 자리한 '미래사 편백 숲'은 고즈넉한 숲길에서의 산림욕과 푸른 바다 조망을 한 번에 취하는 일거양득 여행지다.

하늘 위로 쭉쭉 뻗은 편백 숲 사이로 난 오솔길에서 삼림욕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숲에 들어서면 편백이 뿜어내는 은은한 향이 온몸을 휘감는다. 피톤치드다. 항균·살균 작용은 물론 아토피나 스트레스 완화 역할이 뛰어나다.

길 중간에 잠시 멈춰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더욱 좋다. 폐부 깊숙한 곳까지 상쾌함과 청량한 기운이 스며들어 뭔가를 씻어내리는 느낌이다. 마음속 응어리인지, 초미세먼지 덩어리인지 굳이 알 필요 없다. 개운하면 그만이다.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오솔길을 지나 나무다리 건너 이어진 길모퉁이를 돌아서니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울창한 산림 너머에 잔잔한 호수가 그림처럼 걸렸다. 그림이 아니지만, 호수도 아니다. 바로 한국 8경 중 하나인 한려수도다. 예상치 못한 장관에 감탄사가 연달아 나온다.

미래사 아래쪽에 자리한 나폴리농원은 편백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더욱 효과적으로 누리는 체험 공간이다.

효소를 넣어 자연 발효한 편백 톱밥 길은 걸을수록 발이 편안하다. 길목마다 마련된 명상 쉼터와 피라미드, 잔디밭 침대 덕에 삼림욕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나무에 청진기를 대고 수액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 체험도 특별하다. 산책하고 나서 해먹에 누워 흔들거리며 즐기는 휴식은 가히 꿀맛이다. 냉수 족욕과 편백 삶은 물을 이용한 온수 족욕까지 차례로 마치면 몸이 날아갈 듯하다.

통영 여행길에 꼭 들를 곳이 이순신 장군 사당이 있는 한산도 제승당이다. 한산도까지 요트를 이용하면 더욱 특별한 여행이 된다. 도남관광단지 인근 통영요트학교 계류장에서 출발한다. 코스에 따라 1시간~2시간30분이 소요된다.

통영에 와본 적 있다면 이번에는 동피랑 대신 서피랑에 가보자. 유명세를 치르면서 번잡해진 동피랑과 달리 서피랑은 아직 소박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서피랑 99계단을 하나씩 밟고 서포루에 오르면 통영 시내와 바다가 어우러지는 수려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서피랑을 지나 토영 이야~길 1코스를 따라 걸으면 충렬사, 세병관, 중앙시장을 거쳐 동피랑까지 통영 시내 주요 명소를 모두 돌아볼 수 있다.

한편 여름철의 휴식지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약통합시스템이 25일 화제다.

이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5일 여름성수기 추첨제 잔여석 예약을 시작했다. 사용 기간은 8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다.

오전 10시에는 대피소, 오후 2시부터는 야영장과 민박촌의 예약이 실시된다.

잔여석 예약이 시작되면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예약통합시스템 사이트는 현재 접속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공원관리공원 예약통합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에서 먼저 회원가입을 해야 하며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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