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뉴시스 / 본 기사와 무관

[코리아데일리=채민지 기자]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과 '인종청소' 사태가 벌어진 지 10개월이 지나면서, 당시 성폭행을 당했던 피해자들이 잇따라 아이를 낳고 있다.

올해 14살인 로힝야족 소녀 A는 지난해 8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반군 소탕작전 와중에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천신만고 끝에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A는 난민촌에 들어가자마자 대나무로 지은 움막 속에 틀어박혔고, 주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했다.

성폭행으로 임신한 아이를 출산하면서 여러 차례 결혼 시도가 불발된 A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의를 원한다.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에 응하는 것"이라며 "몇 시간의 진통 끝에 딸을 낳았다. 너무 예뻤지만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춘 뒤 구호단체 직원에게 넘겼다"고 출산 직후 아이와 이별한 순간을 떠올렸고, A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태어난 아기는 구호단체에서 데려갔다.

한편,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에서는 성폭행 자체가 수치로 여겨지며 이교도 남성의 아이를 낳은 것은 '신성모독'으로 치부되기 때문에 태어난 아기 역시도 이들에게 악몽으로 다가왔다.

난민촌 의료진들은 “비난을 두려워한 일부 여성은 싸구려 낙태약으로 목숨을 걸고 스스로 낙태를 감행하기도 했고, 움막에서 은밀하게 10개월을 숨어 지내다가 출산 후 아이를 몰래 처리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성폭력 전문가인 대니얼 카시오는 "많은 아이가 임신 도중 그리고 출산 도중 죽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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