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공포의 기우제 전설...제주도 처녀무당과 남자 신령

[코리아데일리 강도현 기자] 하지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낸다. 양지에 무당들이 서있는 것만으로 음기가 충만해져 비가 내리게 되는 원리이다.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처녀 무당은 엄마에게서 신기를 물려받은 아가씨였다. 그녀는 도깨비를 보고 음식을 흙으로 만드는 등 대단히 여러가지 일화를 겪으며 자신이 무당이라는 사실을 각성한다.

그러나 귀신들은 그녀를 괴롭히고 그녀의 몸을 차지하려고 한다. 도깨비와 결혼을 하면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다. 그녀는 뒷산에 메밀묵을 쑤어서 가 결혼가를 부른다.

그러자 도깨비가 메밀묵을 먹고 나타나 그녀와 결혼을 한다. 그러나 기우제중 한 신령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미 도깨비의 신부가 된 그녀는 신령과 불륜관계가되었다.

▲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는 영화 만신의 한 장면

도깨비는 복수를 하기 위해 금으로 무당의 가족을 홀리게 된다. 무당의 계모와 언니와 아버지는 금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 서로를 죽이고 만다.

도깨비의 직접적인 기원은 신라 시대의 비형랑 설화, 흥부전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방이 설화로 본다. 구체적으로 도깨비를 연구한 민속학자들은 목신 숭배, 야장신 숭배, 용 숭배와 마찬가지로 자연 현상에서 유래했다고 보고 있다.[1] 즉 원시적인 귀신 숭배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이후에는 문명과 풍요의 신이 되거나, 잡귀잡신으로도 숭배되는 복합적인 존재이다. 귓것, 허주, 독각귀, 독각대왕, 망량, 망량신으로도 불린다.

도깨비도 동아시아의 정령-귀신의 토대에서 나왔지만, 그 어떤 문화권의 귀신(鬼)과도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크게 영향을 주고 받은 건 중국에서 전해진 망량 사상이며, 일본의 오니들이랑 조금 비슷하지만, 다른 요괴들과는 달리 생산자 숭배에서 기원했다는 근원소를 지녀서 차이점도 크다. 이는 신라시대의 두두리를 비롯한 지방신앙에서 영향을 받은 결과물로 보인다.

현대적인 구분으로 말하자면, 요괴, 귀신, 하급신의 성격이 결합된 종족이다. 굳이 외국 설화에서 비슷한 존재를 찾자면 동아시아의 요괴 + 이슬람의 지니(정령, 반신) + 서유럽의 고블린(요정, 망량) 쯤 되는 종족군이다. 하지만 그 어느 하나에도 1:1 대응은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도깨비의 정체성은 외부에서 가져와 해석하기 보다는, 도깨비 그 자체를 하나의 고유한 개념으로써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옛 문서를 보면 흔히 "돗가비"로 표기되는데, 조선초 세종치세에 발간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보상절(釋譜詳節)'에 처음 등장한다. 도깨비 연구의 전문가인 김종대 씨의 설명에 의하면 도깨비는 '돗'과 '애비'의 합성어로서, 돗은 불과 씨라는 뜻으로서 풍요를 상징한다. 그리고 애비는 우리가 익히 아는 성인 남자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그에 걸맞게 도깨비는 우람한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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