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채민지 기자] 크라이나에서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던 반정부 성향 러시아 언론인 아브카디 바브첸코(41) 피살 사건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의 특수작전에 따른 조작극으로 밝혀졌다.

종군기자로 활동한 바브첸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과 시리아 내전 개입 등 푸틴 대통령의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언론인으로, 지난 2016년 러시아 항공기 추락사건을 보도하면서 러시아를 '침략자'로 묘사한 이후 살해 위협을 받고 2017년 2월 러시아를 떠났다.

이후 키예프로 주거지를 옮긴 바브첸코는 우크라이나의 크림타타르족 방송 ATR TV의 앵커로 활동해 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한 바브첸코가 생존한 것에 대해, 바실리 그리착 우크라이나 보안국장은 "특수작전을 통해 바브첸코에 대한 살해 시도를 차단했다"며 “바브첸코를 살해하려 한 자들을 붙잡기 위해 그가 죽은 것처럼 꾸몄다”고 AP통신 등을 통해 밝혔다.
 
이어 "바브첸코 살해는 러시아 정보기관에 포섭된 우크라이나인이 주문했다"며 "주문자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내전에 함께 참여했던 친구 중 한 명에게 살해 대가로 3만 달러(약 3천200만 원)를 약속하고 1만5천 달러를 선불로 지불했고, 살해 주문자는 키예프에서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그리착은 "보안국이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바브첸코 살해는 바로 러시아 정보기관이 청부를 맡겼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리착의 소개로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바비첸코는 "아직 살아있다. (내가) 죽기까지 기다리지 못할 것이다. 감사하다”며 “자작극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아내와 지인들에겐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또 “한 달 전 보안국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살해 계획 정보를 전해 듣고 작전 참여를 제안받은 뒤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앞서 바브첸코는 전날 키예프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건물 입구에서 괴한이 등 뒤에서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었다.

특수작전에 대해 전혀 몰랐던 그의 아내가 가장 먼저 총에 맞아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의 남편을 발견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후송했고, 바브첸코 살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된 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 배후설을 제기한데 이어 러시아는 이를 강하게 반박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