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연합뉴스(유족 지미 리 제공)

[코리아데일리=채민지 기자] '미국 태권도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준구씨(미국명 준 리 Jhoon Rhee)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향년 86세의 나이로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준구 '준리 태권도' 총재는 태권도 10단으로, 1950년대부터 미국에 태권도를 전파해 대중화시킨 인물로, 미국인들에게 태권도 대사범(grand master)로 불렸다.

이씨는 지난 1962년 워싱턴 D.C.에 첫 태권도 도장을 차리고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 이후 전세계 182개국으로 지부를 넓혔다. 

당시 이씨가 강도를 당한 한 연방의원에게 "태권도를 배우면 강도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 설득해 태권도를 배우게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후 미 전역에 태권도 바람이 일었고, 그는 미국 국회의사당 안에 최초로 태권도 클럽을 운영하게 됐다.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300여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권투 황제 무하마드 알리와 쿵푸 배우 이소룡도 그에게 태권도를 배웠다. 

특히 이씨는 태권도 보호 장구를 개발해 대련할 수 있게 해 '88 서울올림픽' 이후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데 크게 공헌했다. 지난 2000년엔 미 정부가 발표한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이민자 203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흔을 넘긴 후에도 매일 팔굽혀펴기를 1,000개 이상하는 등 정정함을 과시했지만, 7~8년 전 대상포진이 발병한 후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테레사 리와 3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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