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독한 광기
체코 연극의 선두주자 뻬뜨르 젤렌카 작가와 한국의 젊은 연출가 서지혜의 만남

▲ 사진=프로젝트아일랜드

[코리아데일리 정다미 기자]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객과 만난다.

제39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인 프로젝트 아일랜드의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오는 5월 4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상연된다.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체코 유명 영화감독이자 현대연극의 젊은 선두주자 뻬뜨르 젤렌카(Petr Zelenka) 작가와 한국의 젊은 연출가 서지혜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으며 지난해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평범한 한 남자와 그의 가족과 친구, 이웃들의 이야기로 얽힌 이 연극은 현대인이 삶 속에서 나타내는 자잘한 광기들을 우습고도 한편으로는 서글프게 표현하고 있다.

연극 속 체코에서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과 사랑 모두에서 뒤떨어진 것만 같은 남자, 성적인 놀이에 집착하는 자발적 외톨이, 대화가 단절된 부부, 낯선 사람에게 위로를 받는 중년 남자, 자신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 분노하는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매우 낯익은 인물들의 일탈들은 계속된다. 이러한 분주한 모습을 뻬뜨르 젤렌카는 각각의 이야기들을 잘 맞물리면서도 독특한 화법으로 표현해 관객에게 시종일관 흥미와 재미를 유발한다.

연극 ‘아일랜드’와 ‘현장검증’에서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 그 자체에 주목했던 연출가 서지혜가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현대인이 가진 고독에서 비롯된 갈길 잃은 광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동시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위로임을 인식하고자 한다는 서지혜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광기 속 인간 존재의 가치를 함께 대면하고자 한다.

또한, 여러 에피소드 안에서 각자의 우습고도 안타까운 광기를 연기할 대학로의 중견 배우와 신인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14명의 배우 남동진, 김귀선, 전국향, 남미정, 최무인, 신문성, 김지성, 임정은, 조예현, 지남혁, 이승우, 윤안나, 방승민, 김도영은 부족함 없는 연기력으로 꽉 찬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초연에서 관객들과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한번 보는 이들의 마음속에 유쾌하고 진지한 화두를 던지게 될 것이다.

한편 작가 뻬뜨르 젤렌카는 1967년생의 프라하 출신 희곡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연극 연출, 영화감독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현대 체코연극을 대표하는 예술가이다. 극작의 천재라고도 불리는 그는 인간의 자기 정체성, 자기의식은 고통으로부터 나온다는 도스토옙스키 세계를 지향한다. 또 뻬뜨르 젤렌카는 ‘인간존재론’에 대한 깊은 철학을 문학 속의 이념이 아닌 현실의 삶 속에 도입한다.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뻬뜨르 젤렌카와 작가와의 대화가 오는 5월 6일 예정돼 있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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