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코리아데일리=채민지 기자]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오전 6시 30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주재 중국 대사관을 방문, 리진쥔 대사를 만나 전날 밤 황해북도 교통사고로 중국인 32명이 사망한 것을 위로하고 나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의 중국대사관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날 김정은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입원한 병원까지 방문, 부상자들을 위로하고 사고 뒤처리를 당부했다. 심지어 방문시간은 사고 발생한지 불과 몇 시간 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진쥔(李進軍) 주북 중국대사 등은 김정은에게 "중요한 정치 일정들로 그처럼 분망하신 속에서도.."라며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통신은 김정은의 중국대사관 방문 날짜와 시간을 포함해, 김정은의 행보를 사진으로 함께 실으며 다소 의도적인 공개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급속도로 어렵게 회복중인 북•중 관계에 '돌발 악재'가 생기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사고 수습이나 사후 조치가 미흡할 경우 중국 내에서 반북 정서가 커지며 관광사업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일을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라고 하며 '중국 관광객들 속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는데, 외국 관광객 관련 사고를 언론에 공개하고 최고 지도자가 직접 나선 것도 북한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또, 과거 김정일은 중국대사관을 여러 차례 직접 찾았지만, 김정은은 북•중 관계 악화로 대사관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리 대사에게 "우리 인민들도 비극적인 이번 사고를 자기들이 당한 불행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과 정부는 유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조금이라도 가셔주는 심정에서 후속 조치들을 최대의 성의를 다하여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밤 황해북도에서 관광버스가 전복된 이번 교통사고로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사망하고 중국인 2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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