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박태현 기자]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로 꼽히는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의 매출 중 100억원 이상이 2년 연속 이수만 회장의 개인 회사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회사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19일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에스엠의 2017년 사업보고서에 지난 한해 동안 ‘라이크기획’으로 108억3270만원 규모의 비용이 지불됐다. 라이크기획은 1997년 이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에스엠 소속가수 음반과 에스엠에서 제작하는 음반의 음악자문 및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에 지불하는 비용은 지난해 에스엠 별도 기준 매출액 2161억원의 약 5%에 해당한다. 에스엠은 2016년에도 라이크기획에 110억3958만원을 지불했다. 이 역시 당시 에스엠 별도 기준 매출액의 5%를 넘는다. 에스엠 사업보고서에는 '당사는 라이크기획에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함'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에 지불하는 비용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4년 약 75억원, 2015년 약 99억원에서 이후 100억원이 넘는 수준까지 늘었다. 심지어 2015년에는 지불 규정이 바뀌었다. 라이크기획에 음반매출액의 최대 15%의 인세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2015년부터는 총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한다는 것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에스엠의 음반매출액이 별도 기준 매출액의 21.95%를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5년 이후 라이크기획에 더욱 유리하게 계약조건이 조정된 것이다.

이 같은 거액의 돈이 잇따라 이 회장의 개인회사로 들어가면서 '내부 거래'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회장의 '배 채우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에스엠은 2000년 코스닥시장 상장 후 배당을 한 적이 없고, 이 회장은 2010년 등기이사에서 사임을 했기 때문에 현재 이 회장은 에스엠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나 임금이 없다. 이 회장이 프로듀싱 업무를 대가로 라이크기획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인 셈이다.

한 증권사의 엔터테인먼트 업종 담당 연구원은 “에스엠에서 매년 유출되고 있는 금액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 그 주범으로 내부거래를 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익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라이크기획으로 지불되는 비용이 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또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나 공정거래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주주들 입장에서는 회사 이익이 새어 나간다는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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