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천안함 유가족들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것을 공개 반대했다.

천안함46용사유족회와 천안함재단, 천안함예비역전우회는 23일 오전 11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영철의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2010년 당시 정찰총국장으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다. 방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족회 측은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의 올림픽 폐막식 참석 수용을 즉각 철회하라”며 “정부는 유가족과 생존 장병 및 대한민국 국민에게 두 번 다시 마음을 찢는 고통을 안겨 주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또 “북한은 천안함 폭침 소행을 인정하고 유족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대승적 견지’에서 이해를 당부한 통일부 발표에도 반발했다. 고(故) 이상희 하사의 아버지인 이성우(57) 천안함46용사유족회 회장은 “북한에서 정식으로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하는 게 대승적 차원에서 할 일 아니냐. 왜 유족들과 국민에게만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느냐”고 말했다. 이환근(59) 천안함재단 사무총장은 “김영철 방한 소식을 듣고 유가족들이 재단으로 전화해 많이 울고 슬퍼했다. 정치권이나 보수단체와 같이하면 오해를 부를 수 있어 지킬 건 지키며 우리 목소리를 내겠다”고 전했다. ‘추측은 가능하지만 명확하게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을) 지시한 건 아니다’는 국정원 입장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때 지휘관이 책임지고 지시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천안함 유족과 천안함재단 측은 24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 회장은 “8년 동안 기자회견이란 걸 해 본 적도 거의 없다. 정말 생업이 바빠 참석이 불가능한 사람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족이 참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철 방한을 두고 정계 또한 논쟁이 벌어졌다. 김영철 방한을 반대하는 야당의 목소리도 연일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 70여 명은 23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김영철 방남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 자리에서 “김영철이 대통령 문재인과 악수를 한다면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김영철에 대해 “이런 처죽일 작자” “저잣거리에 목을 내걸어도 모자랄 판”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홍준표 대표는 충남 천안시 태조산공원의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서 참배를 했다. 한국당은 24일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방남 저지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바른미래당도 김영철을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 규정하며 정부 결정을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나선 북측 회담 대표가 김영철 대표”라며 정부 결정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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