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사진작가 배병우가 서울예대 교수 재직 시절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서울예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이가 경향신문에 “배병우 작가가 과거 파주 작업실과 촬영 여행지 등에서 여학생들에게 성적인 발언을 하거나 신체 접촉을 했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예대 졸업생 A씨는 “2010년 11월 배 교수가 작업실에서 수업하는 도중 뒤에서 내 엉덩이를 움켜 잡았다”고 폭로했다. 또한 배교수가 당시 수업을 구실삼아 경기 파주 헤이리작업실로 학생들을 자주 불렀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배 교수가 나를 지목해 교수들 술자리에 불러 술집 접대부처럼 대하고 몸을 만지고 술을 따르게 했다”면서 “‘함께 제주도에 내려가자’는 말을 자주하고 학교 근처 카페에서도 내 손을 잡고 다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졸업생 C씨는 이른바 ‘촬영 여행’에서 “배 교수가 술자리에서 허벅지를 만지고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신체 접촉을 했다”면서 “내가 방 열쇠를 떨어뜨리자 ‘오늘밤 방으로 오라는 신호냐. 끼 부리고 있네’라며 언어 성폭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촬영여행에 동행한 남학생 D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배씨가 남학생과는 말도 섞으려 하지 않았고 여학생들의 허벅지를 잡고 자기 쪽으로 당겨 앉으라고 강요했다고 전했다. 성관계 여부를 묻는 등 성희롱도 잦았다는 게 당시 자리에 있던 학생들의 증언이다.

이에 배병우 스튜디오 측은 “지방에 체류 중인 배 작가가 ‘너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배병우 스튜디오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과드릴 부분이 있다면 더 제대로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더불어 배병우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69세인 배병우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197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1976년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소나무, 바다, 산 등 한국의 정서를 표상하는 경관을 사진으로 담아, 붓 대신 카메라로 그림을 그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80년대 초 시작한 ‘소나무’ 작업이 영국 팝가수 엘튼 존을 비롯한 해외 저명 컬렉터들의 눈에 띄면서 세계적으로 ‘소나무 시리즈’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워싱턴 정상회담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집을 선물하기도 했다. 배병우는 또한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 교수와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 사진디자인과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G20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이 국가들의 문화대표들이 함께한 C20(Culture 20)의 한국 대표 예술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 사진 발명 170주년에 맞춰 선정한 세계적 사진가 60인에 들었다. 배 작가는 1981년 서울예대 사진과 교수로 임용된 뒤 2015년 정년퇴직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