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모두 마친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한국체대)가 눈시울을 붉혔다.

심석희는 22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결승에서 마지막 두 바퀴 반을 남겨놓고 스퍼트를 내던 도중 최민정(성남시청)과 충돌해 미끄러졌다. 이로써 심석희는 이번 대회에서 계주 3,000m 금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심석희는 여자 500m와 1,500m에서 모두 미끄러져 예선 탈락했고 1,000m는 결승에서 최민정과 부딪혀 실격됐다.

심석희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바퀴에서 신경 쓰다보니 경기가 잘 안됐다”며 “민정이가 다치지 않았는지 걱정된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자꾸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또 “레이스 마지막에 겹쳐서 충돌했던 것 같다. 민정이에게 안부를 물으니 계속 ‘괜찮다’고만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1000m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 마지막 경기였다. 결선에 진출한 것으로도 만족한다”라면서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많은 국적의 여러 선수와 경쟁했다. (올림픽이라는) 나의 꿈을 (2연속으로) 이뤘기에 아주 행복하다”라고 대회를 마친 느낌을 밝혔다.

2014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 여자쇼트트랙 개인종합 우승자 심석희는 2013·2015·2017년 대회에서는 개인종합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시즌 심석희의 ISU 월드컵시리즈 여자쇼트트랙 세계랭킹은 1000m 3위 및 1500m 2위. 기대를 모은 개인전 메달이 없음에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친 그녀는 낙담하지 않았다.

심석희는 “정말 길게 준비한 평창올림픽이 끝이 났다. 지금까지 국가대표로 살아남기 위한 결과를 내고자 여기까지 잘 와준, 이 자리까지 잘 살아와준 내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지 않았던 순간을 꼽는 게 오히려 힘들 정도로 매 순간이 힘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겪는 과정일 것”이라며 “사실 이번 올림픽 자체를 내려놓고 임하려고 했다. 경기 중에도 참 많이 힘들었는데 응원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토로했다.

심석희는 “아쉬움을 생각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생각하고 싶다. 사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는데 많은 부분을 배운 것 같다”며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후회 되지않게)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평창 대회를 앞두고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해 잠시 선수촌을 이탈했다 복귀했다.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지만 다시 일어서서 계주 3,000m 금메달에 기여했다.

1997년 1월 30일 강릉에서 출생한 심석희는 “사실 그냥 너무 좋았다. 고향이기 때문에 매우 행복했다”면서 “셔틀타고 왔다갔다하면 어렸을 때 다녔던 곳도 보였고, 우리 집도 보였다. 이동하면서 본 창밖의 풍경은 나를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저 때문에 강릉과 서울을 오가면서 고생하셨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심석희는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본인들의 최선을 다해 경기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지속적으로 쇼트트랙을 많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충돌로 3관왕 도전이 무산된 최민정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경기장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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