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김지희 기자] 원로 연출가이자 극단 목화레퍼터리컴퍼니(이하 목화) 대표인 오태석(78) 연출가가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이윤택 연출가에 이어 오태석 연출가까지 성추행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연극계는 충격에 빠졌다.

극단 목화 연출가이자 서울예대 교수 오태석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2월 15일 목화 출신 배우 A씨가 자신의 SNS에 'ㅇㅌㅅ' 이니셜과 함께 올린 글에서 시작되었다.

A 씨의 글에 따르면 "축축한 선생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소리를 지를 수도 뿌리칠 수도 없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앞에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 순간 우리는 그들에게 투명인간이었다"며 "명예를 목숨처럼 끔찍하게 생각하시는 당신께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예는 여기까지다. 이 시간 이후 저를 향한 그 어떤 회유와 조정, 갈무리, 일체의 시도를 하지 마시길 바란다. 단 한번만이라도 책임지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 달라"했다.

이어 극단 '공상집단 뚱단지'의 연출가 황이선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02년서울예대 극작과에 입학한 이후 학과 부학회장이 됐고, 당시 가장 큰 임무는 ○○○ 교수님을 잘 모시는 일이었다"고 주장하며 오태석 연출가를 연상케 했다.

황씨는 "(교수가) 항상 밥자리와 술자리에서 내 옆에 앉았고 손과 허벅지, 팔뚝을 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릎 담요를 같이 덮자면서 허벅지에 손을 올리기도 했다"며 성추행 상황을 폭로했다.

또 "2003년 2학기 학교에서 남산까지 가던 차 안에서 춥다고 덮으신 무릎 담요를 같이 덮자시면서 허벅지에 손을 올리셨다. 점점 중요부위로 손이 다가왔다. 무릎에 힘을 주어 오므리고 담요 위로 주먹을 쥐어 사타구니를 짓이기듯 올려놨다. 흐물흐물 손이 빠져나갔다 들어왔다. 여기저기 활로를 찾고 있는 손엔 눈이 달린듯했다. 무릎이 저려왔고 땀이 뻘뻘났다. 남산에 도착하는 약 70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른다. 차에서 내린 교수님은 참 당당하게도 극장을 들어가셨다. 얼굴이 벌건 나를 동기들은 왜 이리 얼굴이 빨갛냐 감기냐 땀 닦으라하였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또한 연극계에서 활동 중인 B씨는 오태석이 연출한 연극 '백마강 달밤에' 뒷풀이 자리를 언급하며 "그 연출가가 술잔을 들이켜는 행위와 내 허벅지 부근을 주무르고 쓰다듬는 행위를 번갈아 했다"고 오태석을 직접적으로 지목했다.

이같이 잇따른 성추행 폭로에 오태석은 극단을 통해 "20일 입장 발표를 하겠다"고 했지만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미루고 있다.

한편 오 연출가는 1984년 극단 목화를 창단했고 약 70여편의 희곡을 써온 극작가이자 연출가다. 지난해 연극계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백마강 달밤에' '춘풍의 처' 등 많은 대표작을 갖고 있으며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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