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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중견 가전업체인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의 새 주인이 된다.

국내 3위 가전업체 동부대우전자가 대유위니아에 매각된다. DB그룹(옛 동부그룹)은 동부대우전자의 전신인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지 5년 만에 경영권을 대유위니아에 넘기게 됐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는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9일 체결한다. DB그룹과 KTB프라이빗에퀴티(PE)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를 약 900억 원에 사고, 최대 1000억 원 안팎의 유상증자를 하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와 동부대우전자 FI가 9일 SPA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또한 “고용 승계와 추가 투자 등 동부대우전자와 FI들이 요구한 조건을 대유위니아가 대부분 수용했다“고 말했다.

당초 이란 최대 가전업체인 엔텍합의 국내 사업 대리인 ‘사일’, 국내 사모펀드(PEF) ‘웨일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동부대우전자의 FI들과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일-웨일 컨소시엄은 실사 중 가격 인하를 요구해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대유위니아는 사일-웨일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당하자마자 재협상에 들어가 기회를 잡았다. 대유위니아가 DB그룹의 FI들이 내건 조건들을 대부분 수용해 협상이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11월 동부대우전자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가 탈락했다. 사일-웨일 컨소시엄을 비롯해 터키의 베스텔과 삼파전이었을 때는 대유위니아가 가장 밀리는 양상이었다.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주방가전업체에서 종합가전업체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는 에어컨, 밥솥, 공기청정기 등 주방가전을 중심으로 생산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한 5026억 원, 영업이익은 44.1% 늘어난 113억 원을 거뒀다.

동부대우전자는 외환위기 때 경영난에 빠진 대우전자의 가전·영상사업 부문이 전신(前身)이다. 2002년 대우모터공업이 인수하면서 이름을 대우일렉트로닉스로 바꿨고 2013년 DB그룹(당시 동부그룹)이 재무적 투자자들과 함께 2750억원에 인수하면서 사명이 동부대우전자가 됐다. 이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들은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하고, 2016년까지 순자산 1800억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하지만 동부대우전자의 순자산이 2016년 말 기준 1600억원까지 떨어지고 기업공개가 힘들어지자 지난해 다시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대유위니아는 연매출 1조원을 넘는 국내 3위 가전업체인 동부대우전자를 품에 안으며 종합가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유위니아는 연매출 5000억원 내외를 올리고 있지만 김치냉장고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동부대우전자는 냉장고·세탁기·TV·전자레인지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매출도 대유위니아의 3배다. 특히 동부대우전자는 매출의 75%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이번 인수로 덩치를 키우고, 해외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는 TV와 생활가전 전 분야에 걸친 제품군을 갖고 있는 데다 해외 생산 공장과 영업망도 탄탄한 편"이라며 "대유위니아 입장에서는 놓치기 힘든 기회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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