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바바라,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오감충족 영화

[코리아데일리 곽지영 기자]

제6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하고 해외 유수 영화제를 석권한 와인영화의 명작 ‘사이드웨이’의 배경이 되어 화제가 되었던 와이너리를 영화 ‘산타바바라’에서도 만날 수 있어 화제다.

풋풋한 연애를 시작했지만 정반대의 성향 때문에 결국 헤어지게 된 완벽주의 광고쟁이 수경(윤진서)과 낭만주의 음악감독 정우(이상윤). 시간이 흘러 새로운 광고 프로젝트를 위해 다시 만난 두 남녀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산타바바라로 출장을 떠나게 된다.

평소 영화 ‘사이드웨이’의 배경인 산타바바라를 향한 공통된 로망을 가지고 있던 정우와 수경은 산타바바라에 도착해 그 로맨틱한 감성에 빠져든다.

▲ 영화 스틸 컷

<사이드웨이>를 따라 와이너리를 찾아 다니던 정우와 수경의 식었던 연애감정이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둘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는 다름아닌 산타바바라 지역의 와이너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한 와이너리 ‘파이어스톤’(Firestone winery). 영화 <사이드웨이>에서 마일즈와 마야, 잭과 스테파니가 더블 데이트를 즐긴 장소인 파이어스톤은 잭과 스테파니의 뜨거운 키스신이 이루어진 장소로 유명하다.

‘산타바바라’는 이곳 파이어스톤에서 국내영화 최초로 내부 촬영을 진행해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수만 톤의 와인이 무르익고 있는 오크통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정우와 수경의 초낭만 데이트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 와인처럼 달콤 짜릿하게 물들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한편 극중 낭만주의 음악감독으로 등장하는 정우(이상윤)가 작업하는 곡들은 영화 전반에 걸쳐 흘러나오며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친한 형의 배신으로 빚쟁이들에게 목숨 같은 기타마저 빼앗기게 된 정우는 광고음악 제의를 수락하며 대부업체 총알캐시의 CM송은 물론 닭고기 광고 CM송까지 척척 내 놓으며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귀를 사로잡는다.

완벽주의 차도녀 수경(윤진서)과 함께 진행하는 닭고기 광고를 위해 정우가 작곡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연상시키는 ‘닭의 제전’이라는 제목의 CM송은 힘차게 날아오르는 닭의 날갯짓을 그리는 영상과 함께 흘러나와 극의 활력소가 된다.

또한, 2009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거리의 악사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한 뮤지션 유발이가 영화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이상윤과 윤진서의 달콤 짜릿한 로맨스를 한층 풍성하게 담는다. 극중 두 남녀를 연결시켜주는 요소로 등장하는 와인 뿐 아니라 요리연구가로 등장하는 수경의 언니 호경(신동미)이 선보이는 군침 도는 요리들 역시 영화의 맛을 더한다.호경의 요리 스튜디오에서 등장하는 음식들은 물론, 홍대의 모던 한식당 ‘춘삼월’의 가자미튀김과 소고기 수육무침, 문어숙회 그리고 정우와 수경의 둘만의 술자리에서 와인과 나오는 하몽까지 다양한 음식들의 향연은 관객들의 미각마저 자극한다. 수려한 영상을 따라 흐르는 감미로운 음악과 맛있는 요리 그리고 향기로운 와인은 영화의 극적 요소를 배가시키는 것을 즐기는 영화 감상의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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