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코비치 SNS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전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가 자신을 꺾은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과 함께 찍힌 사진을 SNS에 올리며 승리를 축하했다.

조코비치는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정현에 0-3(6-7<4-7> 5-7 6-7<3-7>)으로 패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경기 직후 정현과 나란히 어깨동무한 사진을 게재했다. 그리고 정현의 계정을 태그하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정현의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축하한다. 그는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 경기에서 뛸 수 있어 행운이었다”며 “내년에 멜버른에서 다시 보자”고 덧붙였다. 조코비치는 또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공식 인스타그램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조코비치는 이날 정현의 경기력에 대해 “그는 마치 벽과도 같았다”고 평가했다. 조코비치는 22일(한국시간) 오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 종료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정현은 약점이 아닌 장점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코비치 선수는 “(정현이)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다”며 “예전보다 훨씬 좋은 선수가 됐고, 의문의 여지 없이 승리할 충분을 자격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또 “정현은 어려운 상황에 몰려서도 믿을 수 없는 샷을 날렸다”며 “코트에서 그는 마치 벽과도 같았다. 그가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길 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세계랭킹) 10위권에 올라갈 것”이라며 “얼마나 성장할지는 그에게 달렸다.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덧붙였다.

승리 직후 정현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내 어릴 적 우상이었고 나는 그저 그를 따라한 것일 뿐”이라며 말했다. 조코비치는 이를 캡처한 이미지를 올리며 “행운을 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슬럼프에 빠졌던 조코비치는 정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품격을 드러냈다. 이전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에서도 1세트가 끝나고 메디컬 타임으로 요청한 바 있다. 그가 오른팔을 강하게 압박하는 토시를 착용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32강전 5세트에서 뜻대로 되지 않자 라켓을 내리치고 발로 밟아버린 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와는 달랐다. 조코비치는 불과 2년 전까지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앤디 머레이(영국)와 세계 테니스를 4등분했다. 메이저대회(US오픈,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우승만 6회에 달한다. 그럼에도 패배를 깨끗이 받아들이며 승자를 치켜세운 그의 모습이 이목을 끌고 있다.

한편 정현은 이날 조코비치를 꺾고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대회 8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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